제481화

차건우는 성격이 차분해서 이성을 잃은 적이 거의 없었다. 서아라와 관련된 이 일은 결국 두 가지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첫째는 서아라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고 둘째는 그녀가 정말 납치당한 것이다. 차건우는 서아라가 거짓말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서아라는 진실을 알고 싶어 했다. 만약 서아라가 정말 납치당했다면 차건우가 조사한다 해도 아마 아무 단서도 찾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서아라에게 사건 여부를 알려야 한다는 점에서 납치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끙끙댈 필요가 있을까? 서아라가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사실이 아니라 해도 차건우는 그것을 사실로 만들어 줄 것이다. 천아연은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다. 그녀 역시 영리했기 때문에 순식간에 그 이유를 알아챘다. 아마 차건우의 마음속에는 지금도 서아라가 말한 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사실 여부는 그에게 정말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었다. 그는 오직 서아라의 생각만을 관심할 뿐이다. 그 순간 천아연은 서아라를 정말로 질투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차건우의 마음속에 자신의 자리가 단 한 치도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천승우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리 모두 차건우에게 속았어.” 그들은 차건우의 생각과 행동이 평범한 사람들과 다를 줄 몰랐다. 차건우가 진상을 조사하는 것은 단지 서아라를 위해 정의를 구하려는 것뿐이었다. 차건우의 성격으로 볼 때 정말 서아라에게 불리한 내용을 찾아내더라도 아마 쥐도 새도 모르게 그것을 지워줄 것이다. 그들이 서아라와 차건우 두 사람이 결별하도록 계획한 것이 우스울 지경이었다. 그들이 계획한 모든 것은 차건우가 관심하는 바가 아니었다. 적절한 방법을 쓰지 못했으니 결국 이 결과는 스스로 감당해야만 했다. 천승우는 표정에 감추지 못할 감탄이 어려있었다. “차건우가 만들어낸 증거는 너무 완벽해서 아무런 문제도 찾을 수 없어. 그의 증거와 우리의 계획은 비슷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는 천아연을 바라보며 진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