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0화

차건우 이마의 혈관이 살짝 뛰었다. 가슴은 마치 무언가에 뒤섞인 듯한 느낌을 받았고 어젯밤 통제할 수 없었던 음침하고 어두운 감정이 다시 떠올랐다. 그런 위압적인 시선은 서아라가 눈을 감고 있어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또 차건우를 화나게 한 것 같았다. 서아라는 담담하게 생각했다. 차건우는 그녀의 목을 조르고 죽일 것인가 아니면 어젯밤처럼 그녀가 며칠 동안 침대에서 내려올 수 없게 할 것인가? 차건우의 어둡고 흐릿한 시선은 오랫동안 서아라에게 머물렀다. 그는 계속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서아라는 한참 기다렸지만 차건우가 아무런 움직임도 없자 다시 눈을 떴다. 두 사람의 거리는 너무 가까웠다. 너무 가까워서 서로의 눈을 또렷이 볼 수 있었다. 어두운 조명 아래 많은 감정이 숨겨졌다. “아라야.” 차건우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서아라에게 아무런 방법도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어떻게 해야 네 화가 풀릴까?” “사실 쉬워.” 서아라는 차건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혼만 해주면 돼.” 차건우의 검은 눈동자가 살짝 떨렸다. 마치 평온한 호수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린 것처럼 여러 겹의 파문이 일었다. “이미 말했잖아, 이건 불가능하다고.” 서아라는 어떠한 실망감도 느끼지 않았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너 계속할 거야? 아니면 나를 놓아줄 거야?” 차건우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본 뒤, 결국 자리를 떴다. 서아라는 비웃으며 책을 들고 서재로 갔다. “열두 시 전에 돌아와.” 등 뒤에서 차건우의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서아라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방을 나갔다. 서아라는 서재에서 잠시 책을 읽었지만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는 의자에 기대어 책장을 보며 멍하니 있었다. 방 안은 너무 조용해서 심지어 시계 소리도 살짝 들렸다. 그녀의 책 읽고 싶은 생각은 차건우 때문에 사라져 버렸다. 시간을 보니 11시 30분이었다. 그녀에게는 아직 30분의 자유 시간이 있었다. 만약 제시간에 돌아가지 않는다면 차건우의 지금 갈수록 왜곡되는 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