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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아까 서로 팔을 잡아당기던 장면을 모두가 똑똑히 보았다. 이 여자는 얼굴은 예쁘지만 유부남을 쫓아다니며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나 싶었다. 태성 그룹에도 차건우에게 은근히 마음을 둔 젊은 여자들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다들 남몰래 속으로만 품고 있었고 남 앞에서는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천아연의 대담한 모습에 모두 혀를 찼다. 사람들은 동정은커녕 오히려 천아연을 더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봤다. 남자가 얼마나 그리웠으면 아내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공개적으로 불쾌한 행동을 할 수 있고 하물며 아무도 없었다면 얼마나 더 뻔뻔한 짓을 했을지 모두 비난했다. 불륜녀라는 낙인은 언제나 세상 사람에게 멸시받는 법이다. 차건우 같은 지위와 외모를 가진 남자에게 그런 여자가 꼬이는 건 이상하지도 않지만 이렇게까지 수치심 없는 여자는 사람들의 상식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주위는 손가락질과 경멸 어린 시선으로 가득했다. 천아연은 얼굴이 화끈거려 달아올랐고 곧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은 채 잠시 머릿속이 하얘졌다. 차건우와 서아라 앞에서 이미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매번 그렇게 생각할 때마다 더 참기 힘든 수치가 덮쳐왔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뺨을 맞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다니 늘 자존심 강한 천아연에게는 차라리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그녀는 당당한 대통령의 딸이자 사람들 눈엔 여신과도 같은 존재다. 그런데 서아라가 감히 자신을 이렇게 대하는 모습에 천아연의 눈물이 눈가를 타고 흘러내렸다. 아무리 뻔뻔하다 해도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뺨을 맞는 것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 천아연의 시선은 무의식적으로 차건우의 잘생긴 얼굴로 향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순식간에 싸늘히 식었다. 차건우는 그녀를 바라보지도 않았고 그의 시선은 오직 서아라에게만 머물러 있었다. 얼굴에는 분노도 없었다. 그저 고요하고 깊은 눈빛으로 서아라만 똑바로 바라보며 검은 눈동자에 잔잔한 빛이 어렸다. 잘생긴 입매가 아주 미세하게 그러나 분명히 미소를 그렸다. 천아연은 두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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