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하지민의 눈에서 커다란 눈물방울이 흘러내렸다. 얼굴은 금세 눈물로 범벅이 되었고 그 모습은 보기 안타까울 만큼 애처로웠다.
“대진 그룹에 오기 전에 비서팀에서 국어랑 C국어로 된 기획서를 미리 구분해놨어... C국어 자료는 고작 네 부뿐이었고 국어로 된 건 열 부가 넘었거든... 그런데 어떻게 C국어 자료가 섞여 있었는지 나도 모르겠어. 하필이면 그게 서아라 씨 손에 들어갔고...”
서아라는 속으로 쓴웃음을 삼켰다.
자신이 한 짓을 곧장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다니, 역시 하지민다웠다.
서아라는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서라면 회의 전 자료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체크하는 게 기본 아닌가요, 하지민 씨?”
하지민은 눈물 그렁그렁한 얼굴로 고개를 떨궜다.
“네... 제 부주의였어요.”
“당신의 그 ‘부주의’가 나한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각은 해봤어요?”
서아라의 어조는 더욱 날카로워졌고 눈빛엔 매서운 기운이 번졌다.
“오늘은 나와 협력사 간 첫 공식 미팅 자리였어요. 만에 하나라도 사고가 났다면, 내가 이 자리에 계속 앉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아라의 목소리는 끝으로 갈수록 높아졌고 눈빛에도 분노가 서려 있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분노가 치밀었다.
차건우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가련한 척 연기하는 것쯤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일에 손을 대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그건 자신의 경력과 명예가 걸린 일이었으니까.
하지민은 본능적으로 차건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의 검은 눈동자가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고 그 깊은 눈빛은 왠지 모르게 불안을 자아냈다.
“저... 정말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하지민은 이내 이를 악물고 바닥에 머리를 박듯 고개를 세게 숙였다.
“이유야 어찌 됐든 실수는 실수예요. 사과드릴게요. 어떤 처벌도 다 받겠습니다. 서아라 씨가 용서해 주실 때까지요.”
하지민은 몇 번이고 머리를 찧었고 이내 이마에 핏방울이 맺혔다. 그 모습을 본 차건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급히 그녀를 제지했다.
“지금 뭐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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