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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하지만 그는 그녀가 그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심가은이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가 아직 그 집에 계시고 이현 씨 지금 엄마를 완전히 자기편으로 만들어놓은 상태예요. 엄마를 그 집에 혼자 둘 수는 없어요.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 사람 다양한 수법을 지닌 사람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반드시 돌아가야 해요.” “가은 씨가 위험해질까 두렵지 않아요?” 백이현은 쉽게 화를 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성을 완전히 잃기도 했다. 변호사인 서민준은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적잖이 만나봤다. 하여 심가은이 백이현네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몹시 불안했다. 심가은은 잠시 머뭇거리다 결국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건 내 개인적인 일이에요. 내가 알아서 잘 처리할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오늘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거듭된 거절에 서민준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비록 지금 연인 관계는 아니지만 그녀를 향한 그의 마음을 정말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 걸까? 심가은은 홀로 모든 압박을 감당할지언정 서민준에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서민준을 밀어내는 듯한 그녀의 태도에 그는 실망감과 짜증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도 그래도 심가은을 집까지 데려다줬다. 심가은은 차에서 내려 문을 닫은 다음 차 안의 서민준을 향해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잘 가요.” 하지만 서민준은 운전석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할 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의 눈빛이 무서울 정도로 서늘했다. 순간 가슴이 철렁한 심가은은 조금 전 그를 화나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더는 뭐라 할 수도 없어 백씨 가문 별장으로 몸을 돌렸다. 서민준은 멀어져가는 심가은의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봤다. 마음속에 복잡한 감정이 소용돌이쳐서 저도 모르게 핸들을 꽉 잡았다. 시간이 멈춘 듯 차는 별장 앞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서민준의 깊고 어두운 시선이 여전히 심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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