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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서민준의 시선이 저절로 휴대폰 화면으로 떨어졌다. 화면 속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서민준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고 손끝은 거의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였으며 낯설고도 강렬한 질투심이 밀려와 단숨에 그를 삼켜버렸다. 그러나 마음속에 거센 파도가 일렁여도 오랜 세월 몸에 밴 교양이 그 충동을 억눌렀다. 서민준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한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치 발걸음마다 온몸의 힘을 다 쏟아야 하듯, 한 걸음 한 걸음이 유난히 무겁게 느껴졌다. 그 사이 휴대폰 벨 소리는 마치 재촉하는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고요한 공간 속에서 그 소리는 더욱 날카롭고 거슬리게 울려댔다. 소파에 앉아 있던 심가은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망설임 끝에 그녀는 결국 떨리는 손을 내밀어 통화 버튼을 눌렀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백이현의 다급하고 거친 목소리엔 의심과 분노가 그대로 묻어 있었다. “심가은, 너 도대체 뭐 하는 거야? 오늘 같이 집에 와서 저녁 먹기로 했잖아. 지금 어디에 있는 거야? 설마 그 서민준이라는 남자랑 같이 있는 거야? 허, 심가은, 정말 대단하네! 내가 경고하는데, 나중에 후회하지 마!” 심가은은 막 끔찍한 사건에서 간신히 벗어난 참이었다. 마음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고 감정도 완전히 안정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걸려 온 이 한 통의 전화가 이미 위태롭게 버티던 그녀의 정신을 다시 산산이 부숴버렸다. 심가은은 자신이 끝없는 어둠의 심연에 갇힌 것만 같았다. 끝없는 피로가 천근의 무게로 몸을 짓누르며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게 만들었다. 통화가 끝난 뒤, 그녀는 멍하니 휴대폰을 바라보며 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그대로 굳어 있었다. 백이현은 그녀의 침묵을 곧바로 인정으로 받아들였고 그의 분노는 단숨에 폭발했다. 그는 거침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어진 신호음과 함께 백이현의 분노 어린 고함은 여전히 공기 속을 울리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전화가 끊기자 심가은은 오히려 아주 가볍게 숨을 내쉬며 안도했다. 그녀는 천천히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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