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심가은은 쪼그려 앉아 머리를 감싸 쥔 채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때, 설하영이 차미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이어 수화기 너머로 차미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설하영 씨?”
설하영은 다급하게 말했다.
“차미원 씨, 저 아까부터 계속 가은이한테 전화하고 있는데 전혀 받질 않아요. 혹시 아직 우리 빌딩 안에 있으면 잠깐만 올라가서 가은이 좀 봐줄 수 있을까요?”
차미원은 마침 퇴근하려고 자기 책상을 정리하고 있던 참이었다.
동휘 법률 사무소의 변호사들은 늘 야근이 일상이었지만 오늘은 갑작스러운 정전 때문에 모두 평소보다 일찍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차미원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알았어요! 어차피 저도 아직 건물 밖으로 안 나갔으니까 바로 계단으로 올라가 볼게요.”
말을 마친 차미원은 손에 들고 있던 문서를 그대로 내려놓고 일어나 계단 쪽으로 향했다.
그때, 막 사무실을 나서려던 서민준이 우연히 차미원과 설하영의 대화를 들었다.
순간 의문과 걱정이 서민준의 마음을 스쳤고 그는 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심가은 씨가 왜요? 왜 연락이 안 되는 거죠?”
차미원은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설하영 씨가 계속 전화를 했는데도 연결이 안 된다네요. 그래서 제가 올라가서 상황을 확인해 보려고요.”
순간 서민준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불길한 예감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차미원 씨, 먼저 퇴근하세요. 제가 올라가 볼게요.”
그는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를 유지하려 했지만 이미 속은 불안으로 뒤엉켜 있었다.
말을 끝내자마자 그는 황급히 건물 안쪽으로 뛰어가며 심가은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심가은은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트 센터가 있는 층에 가까워질수록 서민준의 심장은 더욱 거세게 뛰었다.
그때, 익숙하고 또렷한 벨 소리가 불현듯 귀에 들어왔다.
그 소리는 바로 옆 쓰레기통 안에서 울리고 있었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재빨리 쓰레기통 앞으로 달려가 휴대폰 손전등을 켜고 안을 비췄다.
희미한 불빛 아래, 화면에 착신 알림이 깜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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