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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원래부터 차갑던 심가은의 얼굴은 이 순간 한층 더 굳어 있었고 눈빛 속 냉기가 더욱 깊게 스며들었다. 그녀는 살짝 턱을 들어 올리며 차갑게 말했다. “제 사생활이 어떻든 간에, 그건 민채현 씨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죠. 다른 볼일이 없으시다면 당장 제 앞에서 사라져 주시겠어요?” 이 말에 민채현의 분노가 단숨에 치솟았다.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심가은의 무표정한 얼굴을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심가은이 이렇게 뻔뻔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터라 치가 떨릴 정도로 화가 치밀었다. 울분에 사로잡힌 민채현은 갑자기 앞으로 돌진해 오른손을 번쩍 들어 심가은의 뺨을 후려칠 기세로 내리쳤다. 그러나 손바닥이 닿기 직전, 심가은은 순식간에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단단히 움켜쥐었다. 심가은은 입가를 비틀며 비웃듯 미소 지었다. “민채현 씨, 당신은 어리석은 건가요, 아니면 못된 건가요? 당신과 서민준 씨는 아직 연인도 아닌데 벌써 정식 여자 친구인 척 이렇게 설치고 있네요? 제 생각엔 말이죠, 여기서 저를 윽박지르며 힘을 과시할 시간에 어떻게 하면 서민준 씨가 당신과 사귀겠다고 할지나 제대로 고민해 보시는 게 어때요? 남자의 마음도 못 잡으면서 남을 괴롭히러 오는 거, 참 우스꽝스럽네요.” 그 말은 마치 비수가 되어 민채현의 가슴을 그대로 찔렀다. 순식간에 그녀의 얼굴은 독기 어린 어둠으로 물들었다. 민채현은 심가은을 때리려 했지만 상대가 단단히 붙잡은 손목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심가은은 민채현의 손을 탁 뿌리쳤다. 민채현은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심가은은 그녀를 바라보며 경고했다. “다시는 저를 건드리지 마세요. 저는 당신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물렁물렁한 사람이 아니에요. 토끼도 몰리면 문다는 걸 잊지 마세요.” 심가은은 그 말만 남기고 다시 자기 일을 이어갔다. 민채현은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었고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는 억누르지 못했다. 그때, 문득 아까 들은 대화가 떠올랐다. 설하영은 대문을 밖에서 잠그면 안쪽에서 열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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