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화
백이현은 심가은의 뺨을 후려갈기면서 악에 받친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
“말해! 왜 날 배신했어?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어떻게 딴 놈이랑 바람을 피울 수가 있어?”
한마디 할 때마다 묵직한 따귀가 날아왔다. 심가은은 거의 정신을 잃을 정도로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차갑고 딱딱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가 온몸을 휘감았지만 볼의 통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바로 그때 심가은의 손이 바닥에 놓인 바디워시를 스쳤다.
구명줄이라도 잡은 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디워시 통을 잡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백이현에게 던졌다.
쿵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디워시 통이 그의 머리에 제대로 내리꽂혔고 하얀 거품이 사방으로 튀었다.
갑작스러운 일격이 너무 강한 탓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지 백이현이 몇 번 휘청거리더니 그대로 뒤로 넘어지면서 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그 모습을 본 심가은은 깜짝 놀랐지만 곧 이게 도망칠 절호의 기회라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몸의 고통과 마음의 두려움을 억누른 채 빠르게 일어나 비틀거리며 문을 향해 달렸다.
마침내 문 앞에 도착한 그녀는 망설임 없이 밖에서 문을 잠가버렸다. 백이현이 갑자기 깨어나 쫓아올까 두려웠다.
모든 걸 마치고서야 문에 등을 기대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쿵쾅거렸는데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그날 밤 심가은은 별장 안의 다른 게스트룸에 머물렀다. 문을 잠근 뒤에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의자로 문을 막았다.
그렇게 공포에 떨며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장미숙이 문을 두드렸다.
심가은이 마스크를 쓴 채 문을 열어보니 장미숙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사모님, 어젯밤에 대표님이랑 싸우셨어요? 오늘 아침에 보니까 대표님 얼굴에 상처가 났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 가셨어요.”
심가은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별장의 방음이 좋아 장미숙은 어젯밤의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백이현이 그녀를 때려 생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