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화
서민준의 목소리가 한층 더 덤덤해졌다.
“알았어요.”
전화를 끊은 후 서민준은 책상 서랍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뚜껑을 열자 안에 목걸이 하나가 들어 있었다.
오래전부터 심가은에게 선물하고 싶었던 목걸이였지만 기회가 없어 지금도 주지 못했다.
목걸이를 다시 서랍에 넣고 야근을 시작했다.
그렇게 밤 11시가 되어서야 법률 사무소를 나섰다.
건물 밖으로 나와 몇 걸음 옮기기도 전에 날카로운 자동차 엔진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곧이어 검은색 세단 한 대가 통제 불능의 야생마처럼 서민준을 향해 돌진해 왔다.
위급한 순간 누군가가 재빠르게 달려와 서민준의 앞을 막아섰다.
서민준도 반응이 빨랐다. 상대를 붙잡고 온 힘을 다해 옆으로 끌어당겼다.
두 사람은 미친 듯이 달려오던 차를 간신히 피했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피한 바람에 결국 둘 다 땅바닥에 나뒹굴고 말았다.
몸이 딱딱한 바닥에 부딪히면서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서민준은 몸의 통증도 잊은 채 급히 고개를 돌려 상황을 확인했다. 그런데 가해 차량은 이미 도망쳐 길 끝으로 사라졌다.
그는 차량 번호를 기억한 뒤 함께 넘어진 사람을 내려다봤다.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서민준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뜻밖에도 민채현이었다.
민채현의 안색이 백지장처럼 새하얬고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는데 몹시 허약해 보였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무릎이... 부러진 것 같아. 너무 아파...”
고통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에 서민준은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구급차를 불렀다.
병원에 도착한 후 민채현은 응급실로 옮겨졌다.
일련의 검사를 마친 결과 종아리와 무릎이 심각하게 골절되어 지금 당장 수술해야 했다.
서민준은 수술 동의서에 서명하고 병실 밖에서 기다렸다.
시간이 1분 1초 흘렀다.
그 사이 서민준은 건물 입구의 CCTV 영상을 확인하여 그 차량의 번호를 조회하도록 지시했다.
마침내 수술실 문 위의 빨간 불이 꺼졌고 수술도 끝이 났다.
서민준은 앞으로 나서며 주치의에게 민채현의 상태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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