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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 어느덧 설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심가은은 세 든 아파트로 돌아온 후 명절 준비를 했다. 어머니와 함께 이 집에서 설을 보낼 생각이었다. 쓰레기를 버리고 올라가던 그때 서민준과 마주쳤다. 막 집으로 들어가려던 서민준이 심가은을 보고 멈칫했다. “다시 이사 온 거예요?” 심가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직 엄마를 설득하진 못했지만 이번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예요.” 그 말에 서민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잔잔하던 눈빛에 순간 잔물결이 일었고 봄날에 얼음이 녹아내린 호수처럼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 그가 나지막하게 물었다. “야식 같이 먹을래요?” 심가은이 흠칫 놀라더니 이내 답했다. “오늘 장 안 봐서 집에 먹을 게 없어요. 그냥 밖에 나가서 먹을까요?” 서민준도 흔쾌히 동의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밖에 칼바람이 어찌나 매서운지 얼굴이 다 아팠다.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이 얼굴을 덮쳤다. 심가은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서민준은 옆에 선 심가은을 힐끗거렸다. 그녀의 가느다란 목이 추위에 사과처럼 빨개졌다. 그는 목에 두르고 있던 두툼한 머플러를 풀어 심가은에게 내밀었다. “바깥바람이 세니까 이거라도 둘러요. 감기 걸리면 큰일이에요.” 심가은은 아직 서민준의 체온이 남아 있는 머플러를 보며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남자가 하던 머플러를 받는 건 다소 친밀한 행동이지 않을까? 하지만 매서운 추위에 마음이 흔들렸고 짧은 고민 끝에 결국 머플러를 받아 조심스레 목에 둘렀다. 머플러가 피부에 닿은 순간 서민준의 향기가 코끝을 맴돌았다. 심가은은 왠지 모르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새빨개졌다. 그녀가 그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자 서민준은 속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마음속에 쌓였던 먹구름이 이 순간 흩어지는 듯했다. 심가은은 아파트를 나와 그를 돌아보며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 술 한잔하면서 샤부샤부 먹을까요? 운전하지 말고 택시 타고 가요.” 서민준은 부드럽게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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