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화
두 사람은 식사를 마친 후 산책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쇼핑몰 앞을 지나던 중 심가은은 무심코 입구의 거대한 전광판에 뜬 뉴스를 보았다.
[백호 그룹 대표 백이현과 주안 그룹 딸 주서연, 긴 연애 끝에 결실을 맺다! 결혼 임박!]
흥겨운 음악 소리와 함께 화면이 화려한 연회장으로 바뀌었다.
백이현은 정교한 정장을 입고 꼿꼿한 자태를 뽐냈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주서연은 여신이 강림한 것처럼 아름다웠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미소 띤 얼굴로 연회장으로 들어섰다. 화면 너머로도 그들의 달콤한 행복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심가은은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화면 속 두 사람을 바라봤다. 옆에 있던 서민준이 그녀의 미묘한 변화를 예리하게 알아채고 물었다.
“아직도... 저 사람 신경 쓰는 거예요?”
심가은이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덤덤한 미소를 지었다.
“그럴 리가요. 저 사람이랑 난 이젠 평행선처럼 엮일 일이 절대 없어요. 저 사람이 자기만의 새 삶을 찾은 건 나한테도 좋은 일이죠.”
적어도 더 이상 심가은을 괴롭히지 않을 거라는 점에서 말이다.
게다가 백이현과 주서연이 우여곡절 끝에 결국 함께한 걸 보면 두 사람이야말로 진짜 사랑임을 증명하는 셈이었다.
심가은은 속으로 그들이 영원히 함께하길 빌었다.
서민준의 입가에 봄바람처럼 따스한 미소가 새어 나왔다. 그는 심가은을 직접 집 앞까지 바래다주었다.
그러고는 깊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난 저녁에 사무실로 돌아가서 야근해야 해요. 가은 씨도 오늘 하루 고단했을 텐데 얼른 가서 푹 쉬어요. 잘 자요.”
출장 한번 다녀온 사이 서민준의 책상 위에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제때 처리하지 않으면 다른 사건들의 진행에 차질이 생길 것이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법률 사무소로 돌아가야 한다는 소리에 심가은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이 늦은 시간에 사무실에 가요? 일도 중요하지만 쉬면서 해야죠.”
서민준을 알게 된 후 그녀는 그의 엄청난 업무량에 자주 놀랐다. 야근은 거의 일상이었고 마음 놓고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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