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화
맛이 달랐다. 심가은의 손맛이 아니었다.
주서연은 기대에 가득 찬 눈빛으로 백이현을 바라보면서 초조하고 설레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때? 맛있어?”
이 죽을 만들기 위해 그녀는 보름 넘게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심지어 가르쳐준 오랜 경력의 요리사마저 그녀를 칭찬하며 제법 실력이 늘었다고 했다.
하지만 백이현의 태도는 무덤덤하기만 했다.
“음... 먹을만해.”
그러고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더 이상 죽에 손을 대지 않았다.
주서연의 얼굴에 꽃처럼 활짝 피었던 미소가 그 한마디에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두 눈에 숨길 수 없는 실망과 좌절이 스쳤다.
아침을 먹은 후 두 사람은 회사로 향했다.
가는 길 내내 백이현은 서류만 들여다볼 뿐 주서연과는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주서연은 속에서 울화가 치밀었다.
‘대체 내가 심가은보다 부족한 게 뭔데?’
백호 그룹에서 백이현과 회의를 마친 다음 주서연은 심가은을 찾아갔다.
심가은은 새 홍보안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주서연을 보자마자 그녀의 표정이 눈에 띄게 차가워졌다.
“백이현한테서 떨어지라고 으름장 놓으러 온 거면 잘못 찾아왔어요. 지금은 백이현이 나한테 달라붙는 거지, 내가 달라붙는 게 아니거든요.”
주서연은 눈을 부릅뜨고 완전히 달라진 모습의 심가은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분노가 치솟아 저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마음 같아서는 확 달려들어 물어뜯고 싶었다.
과거 심가은은 그저 부엌에서 냄비와 그릇만 만지작거리던 얌전한 주부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업을 시작했고 대시하는 남자도 많았다. 게다가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기운까지 뿜어냈다. 예전의 그녀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점점 화가 치밀어 오른 주서연이 참다못해 비아냥거렸다.
“뭐예요? 이현 오빠가 가은 씨를 쫓아다니니까 자기가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 같아요? 그러다 어깨가 하늘로 치솟겠어요.”
주서연의 도발에도 심가은은 전혀 흔들림 없이 담담하게 대꾸했다.
“난 서연 씨랑 할 얘기 없으니까 볼일 없으면 이만 나가주세요.”
그러고는 다시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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