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화
심가은은 문득 어색함을 느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태현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 괜히 가은 씨 놀라게 하지 마시고 얼른 가실 일 보세요.”
태혁준은 아들과의 관계가 워낙 돈독하여 태현빈은 아버지 앞에서도 격식 없이 굴었다.
태혁준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 식당 사장이랑 아는 사이야. 너희들 밥값은 받지 말라고 일러둘게.”
태 씨 회사는 중소 규모였지만 토종 기업이라 지역에서 인맥이 넓은 편이었다.
태혁준은 본래 심가은 앞에서 집안 경제력을 은근히 과시하여 아들의 구애 속도를 높여주고싶은 마음이었다.
태혁준은 예전에 그런 돈의 매력으로 전 여자친구들을 사귀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태현빈은 아버지가 엉뚱한 말을 하여 심가은을 놀라게 할까 봐 걱정되어 황급히 태혁준을 말렸다.
“아버지, 심가은 씨랑 할 말이 있으니 먼저 가보세요.”
태현빈이 자신에게 자랑할 기회를 주지 않자 태혁준은 조금 서운했지만 아들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알았어. 너희 젊은이들끼리 이야기 나누거라. 다음에 시간 나면 집에 와서 밥 먹으렴. 네 어머니가 맛있는 것 해줄 거다.”
그 말을 마치고 나서야 태혁준은 아쉬운 듯 자리를 떴다.
태현빈은 태혁준이 멀리 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심가은에게 말했다. “우리 아버지가 좀 그래요. 하신 말씀은 신경 쓰지 마세요.”
심가은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두 사람이 막 식당을 나서려 할 때였다.
갑자기 수척해 보이는 젊은 여자가 달려와 태현빈의 팔을 붙잡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태현빈! 드디어 너를 찾았어. 제발 우리 아이 좀 살려줘.”
태현빈은 진아린을 알아보았다.
“진아린? 네가 어떻게 여기 있어?”
진아린이 몇 번째 전 여자친구였는지는 태현빈도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태현빈은 옆에 있는 심가은을 흘깃 보더니 그녀가 오해할까 봐 서둘러 해명했다.
“나랑은 이미 헤어진 사람이에요. 심가은 씨, 오해하지 마세요.”
심가은은 딱히 마음에 동요가 없었다.
자신과 태현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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