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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심가은이 막 병원에서 나오자 갑자기 병원 입구에 있는 밀크티 가게 앞에서 한 노인이 얼굴 가득 고통스러움을 드러내며 쭈그려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급히 다가가 물었다. “할머니, 괜찮으세요?” 노인은 목을 감싸 쥐고 있어 대답할 수 없었다. 심가은은 바닥에 떨어진 밀크티 병을 보고 노인이 아마도 음식이 목에 걸렸다고 짐작했다. 그녀는 재빨리 노인의 몸을 앞으로 숙이게 하고 왼손을 주먹 쥐어 배에 대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빠르게 왼손을 치기 시작했다. 몇 번 두드리자 노인은 드디어 입에 있던 타피오카 펄을 토해냈다. 노인은 몇 차례 기침하고 얼굴색이 점점 붉어지기 시작했다. 심가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임정자는 아까 입이 심심해서 밀크티를 마시고 싶었지만 의사가 안 된다고 하자 막고 있었다. 그녀는 방법이 없어 그들을 따돌리고 몰래 밀크티를 사러 나왔다. 그런데 타피오카 펄이 목에 걸릴 줄은 몰랐다. 다행히 심가은이 자신을 구해주었다. 그녀는 심가은을 향해 감사한 미소를 지었다. “아까 정말 고마워요.” 심가은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괜찮아요. 별일 아니에요.” 임정자는 그녀의 손을 잡고 친근하게 말했다. “이름이 뭐예요? 꼭 보답할게요.” 그녀는 심가은에게 집 한 채를 주는 게 좋을지 아니면 차를 주는 게 좋을지 고민했다. 심가은이 웃으며 말했다. “저는 심가은이에요. 할머니, 저한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다 제가 해야 할 일이에요. 그리고 앞으로 밀크티 마실 때 조심하세요.” 임정자는 곧바로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약속하며 핸드폰을 꺼내 카톡을 추가하려 했다. 하지만 심가은의 핸드폰은 마침 방전되어 있었고 그녀는 정중히 거절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임정자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참 착한 여성인데 결혼은 했는지 모르겠네. 나중에 좋은 인연을 만들어주고 싶어.” 연세가 있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소개해 주는 걸 좋아하는데 임정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만약 서민준에게 이미 인연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면 그녀는 분명 서민준에게 소개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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