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3화
심가은은 식사를 마치자마자 근처 리조트로 향했다. 활기찬 거리 위로 저녁 빛이 스며들어 보기에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그녀는 천천히 걸으며 리조트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새삼 서민준이 자신을 위해 마련한 휴가라는 사실을 떠올리자 심가은의 마음에 고마움이 피어올랐다.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그에게 무언가를 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심가은은 리조트에 길게 늘어선 키프트 샵에서 서민준에게 줄 선물을 고르기 시작했다.
진열장 너머로 반짝이는 팔찌와 시계, 와인잔, 그리고 심플한 가죽 소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오래 망설이다가 실용적인 소품 하나를 골랐다.
지금의 자신처럼 담백하고, 지나치게 감정이 실리지 않은 물건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포장지의 리본을 묶는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심가은 씨 맞으시죠? 백이현 환자가 곧 수술에 들어갑니다. 긴급 연락처가 심가은 씨로 되어 있어서 연락드렸어요. 번거로우시겠지만 병원에 와주실 수 있을까요?”
그 이름을 들은 심가은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녀는 병원에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미워도 사람이 병원에서 잘못되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심가은이 짧게 숨을 내쉬었다.
‘그래, 이번 한 번만. 확인만 하고 돌아오자.’
그녀가 스스로를 다그치며 택시를 잡아탔다.
병원에 도착하자 흰 조명이 쏟아지는 복도 끝에서 심가은을 기다리고 있던 의사가 그녀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수술 동의서입니다.”
심가은이 말없이 펜을 들어 서명했다.
그녀는 모든 절차를 마친 뒤, 복도 끝 의자에 앉아 조용히 기다렸다.
백이현이 수술을 마치고 병실로 돌아오면 간병인을 고용해 두고 바로 떠날 생각이었다.
그에게 어떤 ‘가능성’ 도 남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두 시간쯤 지났을까, 수술실 문이 열리고 백이현이 하얀 시트 위에 실려 나왔다.
창백한 얼굴이 반쯤 가려져 있었고 마취가 덜 깨 눈동자가 흐릿하게 심가은을 찾아냈다.
“... 가은이 결국 너도 날 걱정하고 있었던 거 맞지?”
백이현이 힘없이 웃었다.
심가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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