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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그는 자신이 꽤 후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생각했다. 주씨 그룹은 강성에서도 손꼽히는 대기업이었고 법률 자문료 역시 비쌀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민준은 단호하면서도 예의 바르게 고개를 저었다. “주 대표님이 업무를 상의하시려면 미리 예약하셔야 해요. 다만 올해는 일정이 꽉 차 있을 수도 있어요.” 주영욱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서 변호사, 너무 거만한 거 아닌가. 자기 체면이란 걸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 같았다. 속으로는 화가 치밀었지만, 얼굴엔 내색하지 않았다. “서 변호사님이 바쁘시다니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는 짧게 인사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서민준은 그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병실로 발길을 돌렸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임정자가 그의 등 뒤를 흘끗 보며 말했다. “너 친구 데려온다더니, 그 친구는 어디 있니?” 서민준은 가져온 도시락 통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뚜껑을 열었다. “급한 일이 생겨서요. 오늘은 못 온대요.” 도리락 통에서 냄새가 퍼지자, 임정자의 얼굴에 금세 웃음이 번졌다. “이거 족발이네? 이건 정통식이지?” 서민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두 점을 덜어 주었다. “강성에 있는 부성흑족발 분점에서 샀어요.” 예전에 서민준이 양성에서 대학을 다닐 때, 임정자는 손자를 그리워해 자주 찾아갔었다. 하지만 몇 번 왕복하고 나서는 손자를 보는 것보다 맛집을 찾는 게 더 큰 목적이 되었다. 특히 이 족발은 임정자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이었다. “두 점만 드세요. 이건 기름이 많아서 속이 더부룩할 수도 있어요.” 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입맛이 당긴 임정자는 족발을 들고 한입 베어 물었다. 이 손자는 늘 말이 적고 고집이 세지만, 그래도 이런 세심한 부분은 늘 마음에 들었다. 서민준은 컵을 씻고 유자차를 타려 했다. 느끼함을 덜어주려는 마음이었다. 그때 탁자 위에 놓인 보온병이 눈에 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 이 보온병 새로 사셨어요?” 임정자가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전에 네 아파트 단지에 갔다가 아주 예쁜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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