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화
차미원은 아무 말 없이 심가은을 껴안았다.
같은 여자였기에, 이런 일을 겪은 여자의 절망이 얼마나 깊은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며칠 동안 차미원은 심가은 곁을 지켰다. 그제야 심가은은 조금씩 감정을 추슬렀고 무너졌던 마음 위로 다시 이성이 자리 잡았다.
지금은 약해질 때가 아니었다.
그녀는 백이현이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게다가 100억 원이라는 거대한 빚도 남아 있었다.
그 빚을 어머니에게 떠넘길 순 없었다.
심가은은 결국 차미원에게 모든 일을 털어놓고 법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물었다.
“100억 원이요? 가은 씨 이모랑 사촌 동생 미쳤어요?”
이건 피를 빨아먹는 것도 모자라, 사람 인생까지 갉아먹는 짓이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제가 방법을 찾아볼게요. 가은 씨, 지금은 너무 걱정하지 마요.”
심가은은 눈가를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차미원은 서민준에게 상황을 알렸다.
서민준은 이야기를 듣자마자 모든 걸 이해했다. 그날 심가은이 왜 아무 경계도 없이 백이현의 차에 탔는지, 그 이유는 바로 그 빚 때문이었다.
“진짜 인간도 아니네.”
그의 낮은 목소리에 분노가 묻어났다. 그는 그날 주먹으로 때렸던 게 오히려 아깝다고 생각했다.
차미원이 한숨을 내쉬었다.
“신혜민이랑 송민재 같은 사람들은 한 번 얽히면 끝이에요. 이런 일,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거예요.”
그녀는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
세상에는 이상하게도 남의 힘을 빼앗으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한테 한 번 잡히면, 아무리 몸부림쳐도 벗어나기 힘들었다.
서민준의 표정이 서늘하게 식었다.
“송민재가 도박을 한다고 했지? 그게 시작점이 될 수 있겠네.”
차미원은 그의 눈빛에 순간 움찔했다. 평소엔 냉정해도 따뜻한 상사였는데, 지금은 낯설게 차가웠다.
며칠 뒤, 심가은은 서민준을 다시 만났다.
그는 손수 챙긴 저녁과 국을 들고 병실로 들어왔다.
심가은은 그를 바라보며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식사를 마칠 때까지도 그녀는 말이 없었다.
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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