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화
“대출? 네가 배씨 가문의 도련님이면 얼마든지 해주겠지. 하지만 온전히 네 힘으로 할 거라며? 은행이 바보도 아니고 아무것도 없는 너한테 대출을 왜 해줘?”
주서연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뭐든 해봐야 알지.”
배준영은 여전히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였다.
주서연은 여자 하나 때문에 창업까지 생각하는 그를 보며 진정으로 미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그냥 쉽게 가. 전에 심가은한테 맞았을 때 진단서 뗀 거 있지? 그거로 협박해서 네 곁에 두면 되잖아. 이렇게나 간단한 일을 왜 복잡하게 돌아가려고 해?”
“야, 그건 마지막에 꺼낼 카드야. 마지막 패를 이렇게 쉽게 보일 수야 없지.”
배준영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협박으로 가면 재력을 이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여자를 꼬실 수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없잖아.”
배준영은 지금 심가은을 얻는 것보다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남자인지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주서연은 그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화제를 돌렸다.
“그래, 뭐든 네가 알아서 해. 그보다 리조트 프로젝트 말이야. 백호 그룹에 넘기겠다고 한 거 안 잊었지?”
배준영이 미간을 찌푸렸다.
“말했잖아. 그렇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아버지가 나한테 비서 한 명 붙였어. 내가 쓸데없는 짓 못 하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으면 네 약혼자더러 정상적인 루트로 입찰하라고 해. 만약 백호 그룹이 건넨 기획안이 훌륭하면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는 백호로 넘어가게 될 거야.”
“뭐?!”
주서연이 분노했다.
“야, 장난해? 이미 오빠한테 프로젝트 꼭 따낼 수 있다고 얘기 다 해놨는데 갑자기 이러면 어떡해? 너 나랑 잤잖아!”
배준영은 그녀의 말이 우스운 듯 코웃음을 쳤다.
“야, 그건 너나 나나 몸이 달아서 합의 하에 잔 것뿐이지. 그리고 뭐 계약서 같은 거 쓴 것도 아니잖아. 프로젝트를 꼭 가져가야겠으면 차라리 우리 아버지가 보낸 비서랑 자보던가. 나보다 더 많은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니까.”
주서연은 할 수만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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