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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바로 그때 백이현이 다가왔다. “왜 이렇게 시끄러워요?” 주서연은 백이현의 소매를 잡고 억울하게 괴롭힘을 당한 표정을 지었다. 백이현의 마음은 단번에 그녀 쪽으로 기울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심가은을 꾸짖었다. “심가은, 너 서연한테 왜 그래?” 심가은은 그가 언제나 주서연 편만 드는 걸 알기에 더 말 섞을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녀는 양우성에게 말했다. “저 사람들은 신경 쓰지 마시고, 이 커피에 문제가 있는지 바로 검사 맡겨 주세요.” 무시당하자 백이현은 몹시 불만스러웠다. “심가은, 내가 한 말 못 들었어?” 그는 앞으로 나와 심가은의 손을 잡으려 했다. 심가은은 그가 증거를 떨어뜨릴까 봐 두 걸음 물러섰는데, 발치에서 뭔가를 밟았는지 그대로 뒤로 넘어질 뻔했다. 그녀가 겁이 나 눈을 감는 순간 두 팔이 허리를 감싸안았다. 익숙한 향이 스쳤다. 눈을 뜬 그녀는 서민준인 것을 확인했다. “민준 씨, 아직 안 갔어요?” 서민준은 그녀를 바로 세워 주고서야 손을 거뒀다. 그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고객이 갑자기 예약을 취소해서요. 시간이 나서 가은 씨 경기 보러 왔어요.” 두 사람이 이렇게 다정히 말을 주고받는 광경에 백이현의 눈은 시큰거릴 만큼 아팠다. 그는 서민준을 심가은에게서 떼어 놓고 싶었지만 이제 그렇게 요구할 자격이 없었다. 서민준이 다시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요?” 심가은은 있었던 일을 낱낱이 말했다. 서민준은 한쪽에 서 있는 진학수를 흘끗 보더니 눈빛이 잠시 어두워졌다. “검사는 당연히 해야죠. 제가 이쪽 실험실을 잘 아는 곳이 있어요. 급히 처리하게 하겠습니다.” 그가 함께 있으니 심가은은 마음이 놓였다. 서민준은 전화를 걸어 비서를 불러 그 커피를 실험실로 보내게 했다. 주서연은 조금 긴장한 얼굴로 진학수를 바라봤다. 진학수는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알았다. 만약 밝혀지면 이 일은 자신이 떠안아야 한다는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실험실 책임자가 직접 서민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커피에서 에테르가 다량 검출되었다는 연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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