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주서연이 심가은을 보더니 눈빛이 번쩍였다.
“우연이네요, 가은 씨. 여기서 식사하실 줄은 몰랐어요.”
심가은은 상대하지 않고 곧장 앞으로 걸었다. 주서연이 일부러 손을 붙들었다.
“가지 마요, 만난 김에 같이 가요!”
그녀는 억지로 심가은을 자기 룸으로 끌고 갔다.
룸에는 백이현과 주서연의 친구들이 모여 있었다. 심가은을 보자 모두의 얼굴에 장난스러운 웃음이 걸렸다.
백이현은 그녀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답답하던 기분이 조금 풀린 듯 말했다.
“왔으니 앉아서 같이 놀자.”
주서연은 심가은을 한 남자 곁으로 밀었다.
심가은은 백수민의 SNS에서 그를 본 적이 있었다. 정씨 가문의 장남 정석형이었다. 눈빛만 봐도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전형적인 바람둥이 기질이 느껴졌다.
심가은이 일어나 나가려 하자 정석형이 막아섰다.
“우리 진실게임 하는 중이에요. 같이 할래요?”
심가은의 거절 따위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병이 한 바퀴 돌아가더니 마침 병목이 심가은을 가리켰다.
팔자 좋게 웃던 정석형이 물었다.
“진실이에요, 벌칙이에요?”
심가은은 마지못해 답했다.
“진실이요.”
그가 못된 웃음을 지었다.
“여기서 마음이 설레는 사람 있어요?”
그 말을 듣자 백이현이 긴장한 눈으로 심가은을 보았다. 심가은은 이미 그에게 마음이 다 닫혀 있었기에 단호히 말했다.
“없어요.”
“오!”
사람들이 일제히 소리를 냈다.
백이현의 심장은 무언가에 움켜쥐어진 듯했고, 그는 잔을 들어 술을 단숨에 비웠다.
게임은 계속됐다. 재수가 없었는지, 곧 병목이 다시 그녀를 향했다.
흥이 잔뜩 오른 정석형이 말했다.
“첫 키스가 누구였는지 알고 싶어요.”
사람들이 한껏 부추겼다.
주서연은 백이현을 보았다. 백이현의 시선은 심가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결혼 전 그녀의 연애사에 관심을 둔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심가은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길 바랐다.
심가은은 잠시 지난 일을 떠올렸다. 백이현은 그녀의 첫 남자였다. 첫 경험도 그에게 주었다.
결혼 초반 몇 번 친밀한 시간이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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