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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손을 뻗어 만져보니 피였다. 의식이 서서히 흐려진 심가은은 결국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백이현은 손에 쥔 안전봉을 내려놓은 뒤에야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두 손은 덜덜 떨렸다. 주서연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맞아 부어올랐고 팔의 살은 거의 뜯겨나간 상태였다. 조금 전까지 심가은에게 짓눌려 맞았던 탓에 허리도 심하게 아팠다. 하지만 백이현은 그녀를 부축해 주지도 않았다. 주서연은 눈물에 젖은 얼굴로 기어가 백이현의 다리를 끌어안고 흐느끼며 울었다.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백이현은 급히 핸드폰을 꺼내 응급 전화를 걸었다. 곧 의료진이 도착했다. 심가은은 머리 쪽 부상이었지만 주서연은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백이현은 망설임 끝에 주서연을 먼저 응급실로 데려가기로 했다. 그 순간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의료진은 쓰러진 심가은을 보고 곧바로 들것에 실었다. 마침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온 서민준이 그 장면을 목격하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곧장 달려가 간호사에게 물었다. “환자 친구입니다. 무슨 일이죠?” “환자가 머리에 큰 부상을 입어 즉시 수술이 필요합니다. 가족분이 서명해야 하는데 혹시 대신 연락해 주실 수 있나요?” 심가은의 어머니는 병환으로 거동이 힘들고 다른 가족도 없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가족이 올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제가 서명하겠습니다.” “그럼 이쪽으로 와 주십시오.” 심가은이 수술실로 들어가자 서민준은 무겁게 가라앉은 마음으로 밖에서 기다렸다. 수술이 끝나고 심가은이 밀려 나왔을 때 서민준이 다급히 물었다. “수술은 어떻게 됐습니까?” 의사는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머리에 큰 충격을 받아 언제 깨어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서민준의 마음은 더욱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는 곧장 서이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서이형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민준아, 무슨 일이야?” 서민준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답했다. “형, 혹시 G연구소의 홍수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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