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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자극

강주영은 일부러 말을 길게 늘이며 말했다. “그런 거였구나. 네가 재이에게 신경 쓰는 건 진짜 마음이 있어서 그러는 줄 알았어. 하지만 재이는 정말 좋은 애야. 학교에 돌아오자마자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 이제 피아노를 칠 때마다 연습실밖에 남학생들이 점점 더 많아질 거야.” 그 말을 듣고 안색이 어두워진 고태겸은 말없이 침묵을 지켰다. “내 제자 중에 재이의 선배가 한 명 있어. 3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그 아이는 재이를 아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어. 재이도 그 애를 기억하더라. 그들은 예전에 피아노 듀엣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고 나이도 비슷해서 보기에도 참 잘 어울려. 재이가 너의 조카랑 헤어졌다고 했지? 나는 오히려 재이가 유찬이랑 잘 어울릴 것 같아.” 그녀의 말을 들은 고태겸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이모는 연애가 피아노 실력에 방해가 될까 봐 걱정하시지 않았어요?” 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싸늘했다. 강주영은 알아듣지 못하는 척하며 가볍게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런 걱정이 없는 건 아니야. 하지만 유찬이랑 재이는 둘 다 피아노를 치잖아. 같이 있으면 피아노 치는 데 방해되기는커녕 오히려 서로 발전할 거야. 이만 끊을게. 조금 뒤에 학생들 연습하는 모습을 보러 가야 해.” 말을 마친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케이 그룹 사무실. 고태겸이 통유리창 앞에 서서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끊어진 전화 화면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길에서 차가움이 스쳤다. 책상 쪽으로 돌아선 그는 인터폰 버튼을 눌러 백현우를 호출했다. “대표님, 무슨 일이시죠?” 백현우가 즉시 들어와 공손히 물었다. “오전에 일정이 더 있어요?” “회의 두 건이 남아있고, 오후에는 혜인 그룹 김 사장님과 점심 약속이 있어요.” “점심 약속은 저녁으로 미뤄요. 전 외출할 예정이에요.” 백현우는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바로 조정할게요.” ... 임유찬은 심재이를 피아노 연습실까지 바래다주자마자 다른 교사의 부탁에 자리를 뜨게 되었다. 그는 심재이에게 먼저 연습을 시작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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