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한번 시도해 봐
조아린이 빨간 웨이브 머리를 뒤로 넘기더니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심재이의 잔에 물을 따르고 자기 잔에도 따른 조아린이 느긋한 자세로 소파에 기대 웃었다.
“너 이 시간이면 학교에서 피아노 연습할 시간 아니야? 여기까지는 무슨 일로 온 거야?”
심재이가 입술을 앙다물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삼촌이 나랑 결혼하재.”
“풉.”
물을 마시던 조아린이 이 말에 그대로 뱉어냈다. 심재이가 얼른 잔을 내려놓고 휴지를 빼서 건네주자 조아린이 입술을 마구 닦아내더니 놀란 표정으로 심재이를 바라봤다.
“뭐라고? 고태겸이 네게 청혼을 했다고?”
심재이가 얼굴을 붉히며 얼른 설명을 덧붙였다.
“청혼이 아니라 결혼하자고 했다고.”
“그게 청혼이 아니면 뭐야?”
조아린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어보자 심재이는 행여나 그녀가 오해할까 봐 사건의 자조치종을 얘기해줬다.
“삼촌은 내가 고은찬의 집착에서 벗어나길 바라서 그렇게 얘기한 거야.”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조아린이 웃음을 터트렸다.
“누가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고 결혼까지 희생해? 이건 평생이 걸린 일인데 고태겸이 너를 좋아하지 않고는 절대 너랑 결혼하자고 할 리가 없지.”
심재이가 입술을 앙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조아린이 다급하게 말했다.
“아이고, 재이야. 설마 정말 고태겸이 너 특별하게 대하는 거 못 느낀 거야?”
심재이가 눈꺼풀을 축 늘어트리더니 핑크빛이 감도는 손을 꽈가 움켜쥐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조금도 느끼지 못했을 리가 없었지만 심재이는 고태겸이 정말 자기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특별하게 대한다고 다 좋아하는 건 아니잖아. 내가 가엽다거나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
심재이가 이렇게 설명했다.
“재이야, 사실 나 고태겸 조사해본 적 있어. 연애해 본 적도 없고 가까이 지내는 여자도 없대. 이런 남자는 몸을 끔찍이 아끼지 않으면 게이야.”
조아린이 진지하게 분석했다. 심재이는 고태겸의 차에 탔던 날 그의 다리에 앉아서 느낀 열기에 이렇게 말했다.
“삼촌 성적 취향은 정상이야.”
조아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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