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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진성훈의 안색이 급변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빠르게 표정 관리를 하며 언성을 높였다. “방금 누나의 비서를 사칭하더니 이번에는 사람들을 끌고 와 내 클럽을 부수려고? 넌 내가 만만한가 보다?!” 유시우도 인파에서 나와 음험한 눈빛으로 비서를 보았다. “이 자식이, 주제 파악 좀 하고 사는 게 좋은 거야! 이 경진에서 감히 대표님의 사람을 건들다니! 꿈도 크군!” 손은서는 팔짱을 낀 채 거만하게 비서를 내려다보며 비웃었다. “하, 사람을 이렇게나 많이 끌고 온 거야? 그런데 어쩌나. 어차피 다들... 기어서 나갈 텐데.” 이 말을 들은 비서는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차갑게 웃었다. 눈빛 또한 싸늘했다. “진성훈 씨, 사람들이 입만 열면 ‘대표님'이라고 불러주니까 정말로 대표님이 된 줄 아나 봐요? 그 호칭도 전부 강하진 씨 덕에 듣고 있는 거면서 말이에요.”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뚜벅뚜벅,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마찰하는 구두 소리는 유난히도 더 크게 들려왔다. 그 소리가 진성훈의 심기를 더 건드리고 있었다. “강지연 씨가 그동안 진성훈 씨 앞에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하고 있었는데 전부 모른 척했었죠. 왜요, 설마 그동안 강하진 씨가 눈앞에 없다고 해서 자기가 누군지 잊은 거예요? 아니면 대표님 놀이에 중독되기라도 한 건가요?” 말을 마치자마자 내가 데려온 사람들은 하나둘씩 나서며 나를 제압하고 있던 남자들을 전부 쓰러뜨렸다. 남자들의 비명이 내 귓가에 울려 퍼졌다. 이때 같이 온 주치의가 빠르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내 얼굴에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주었다. 눈물을 참고 있던 동생의 두 눈에서는 방벽이 무너진 듯 눈물을 쏟아냈고 내 소매를 꽉 잡았다. 비서는 한숨을 내쉬며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어딘가 가슴이 아픈 표정이었다. “아가씨, 보셨죠? 이 사람들은 아가씨가 살아있다는 걸 믿지 않아요. 어쩌면 아가씨가 영원히 살아 돌아오지 않길 바라고 있었겠죠.” 나는 태연하게 일어나 높은 곳으로 올라간 뒤 기둥에 기대어 싸늘한 시선으로 무대 아래에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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