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길고도 곧은 실루엣이 빛을 등지고 다가왔다.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그는 윤곽이 칼로 벤 듯 날카로웠고 눈매에는 냉정함과 품위가 느껴졌다.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이곳의 분위기는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등장한 이는 다름 아닌 서도윤이었다. 경진에서 모두가 두려워하는 상대이기도 했다.
여덟 가문의 사람들은 바로 기쁜 표정을 지었다. 구세주라도 본 것처럼 저마다 환호를 질렀다.
“도련님이 오셨어! 이제 너도 끝이야!”
“서씨 가문 앞에서도 여전히 나댈 수 있을 거로 생각해?! 천만에! 넌 곧 죽게 될 거야!”
“서도윤 도련님이야말로 우리가 두려워하는 상대이지. 넌 새 발의 피도 안 돼!”
이런 목소리에도 서도윤은 들리지 않는 듯 오로지 나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가 긴 다리를 뻗을 때마다 사람들은 양 갈래로 길을 내어주었다. 나에게로 다가오는 모습에 클럽 안은 정적이 흘렀다. 다들 숨죽인 채 내 앞에서 멈춰선 서도윤을 보았다.
이내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나를 빤히 보았다. 꼭 무언가 확인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참 후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는 놀랍게도 떨림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 정말 너구나.”
그다음 순간 클럽에 있는 사람들이 경악한 눈빛으로 서도윤을 보았다. 서도윤이 나의 앞에 무릎 한쪽을 꿇었기 때문이다. 내 손을 잡으며 공손하게 손등에 키스한 후 어딘가 붉어진 눈가로 나를 보았다.
“드디어 돌아왔네. 나의 공주님.”
나는 시선을 내려 그를 보면서 여유롭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내가 말했지. 너희들은 다 내가 키우는 개에 불과하다고.”
나의 말에 서도윤은 나직하게 웃으며 한없이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맞아. 난 기꺼이 네 가장 충직한 개가 될 거야.”
클럽 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여덟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창백해졌다. 저마다 눈치를 살피더니 이내 다리에 힘이라도 풀린 것인지 철퍼덕 주저앉았다.
“정, 정말로 전설 속의 강, 강하진이야...”
조금 전 거만하던 사람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다들 머리를 조아리며 몸을 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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