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커피?’
육현재는 오전 11시쯤에 갓 갈아낸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었고 오직 금방 갈아낸 것만 고집했다.
회사에 있는 커피 원두... 임지현은 손가락을 꽉 말아쥐며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고개를 숙여 손목시계를 보았다. 지금은 10시 10분, 시간이 딱 맞았다.
손에 묻은 물방울도 닦지 않은 채 대충 털어내고는 서둘러 화장실을 뛰쳐나와 곧장 탕비실로 향했다.
커피 원두는 모두 거기에 놓여 있었다.
탕비실에는 마침 아무도 없었고 수납장을 열자 안에는 반 통의 커피 원두가 들어 있었다. 한번이 아니라 보름 동안 갈아도 충분할 양이었다.
하지만 이건 그녀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이 원두들은 반드시 ‘사라져야' 했다.
주위를 둘러보던 임지현은 구석에 있던 차를 쏟는 커다란 통이 눈에 들어왔다.
통 속 짙은 갈색 차가 원두 색과 비슷해서 쏟아부으면 절대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감시 카메라가 있었다.
“차 한잔해야겠어. 오늘 카메라 점검 중이라며?”
문밖에서 대화하며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곧 한 남자 동료가 주전자를 들고 들어와서는 임지현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임지현은 물컵을 쥐고 그를 향해 가볍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녕하세요.”
남자 동료는 다소 어색해하며 귀 끝이 살짝 붉어졌다.
“네.”
임지현은 친절하게 인사했지만 속으로는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
“비서실 직원이세요?”
남자는 물을 받으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고 얼굴이 더 빨개졌다.
“네.”
임지현은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저기, 이 층의 모든 감시 카메라가 고장 났나요?”
“네, 오늘 수리 기사님이 오셔서 제가 차를 내드렸어요.”
그가 말하는 사이 주전자는 이미 물로 가득 찼다.
“무례한 질문이긴 하지만... 남자 친구 있으세요?”
불쑥 이렇게 묻는 남자 동료의 얼굴은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임지현은 대답하지 않고 못 들은 척했다. 지금은 이런 사람을 상대할 여유가 없었다.
“저, 그럼 먼저 가볼게요.”
남자 동료도 어색함을 느꼈는지 서둘러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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