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육현재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는 극단적인 집착과 광기가 그대로 배어 있었다.
노골적인 협박은 임지현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었다.
임지현의 가슴속에서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리며 머릿속은 온통 불안한 생각으로 가득찼다.
‘만약 고서원의 교통사고가 정말 이 사람 짓이라면 내가 몰래 고서원을 만나 함께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도 이미 다 알고 있는 건 아닐까?’
그 생각에 미치자 그녀의 주먹이 움켜쥐어졌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 만큼 깊이 박히고 손바닥에서는 식은땀이 배어 나왔다.
“좀 긴장한 것 같은데.”
육현재의 목소리에는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여유로움과 희롱이 섞여 있었다.
임지현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바로 이렇게 마음속을 들켜버리는 순간이었다.
더 이상 육현재와 시선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던 임지현은 고개를 깊이 숙인 채 시선을 자신의 치맛자락에 못 박듯 고정했다.
“왜? 기분이 안 좋아?”
낮고 묵직한 육현재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울렸다.
따뜻한 숨결이 귓바퀴를 스쳤지만 그 말에 다정함 따위는 조금도 없었다.
오히려 얼음에 담갔다 꺼낸 날 선 칼날이 치명적일 만큼 그녀의 급소에 바짝 붙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니야.”
임지현은 속에서 요동치는 불안감을 감추기 위해 최대한 침착한 어조로 답했다.
“당신이 여기까지 데려와 줬는데 내가 기분 나쁠 게 뭐가 있어.”
“그럼 나한테 웃어 봐.”
육현재가 장난스럽게 말하자 임지현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려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입꼬리는 의도적으로 부드럽게 만들었지만 그 미소는 눈까지 닿지 못한 채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육현재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서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 드러난 쇄골 위에서 멈췄다.
가늘고 매끄러운 쇄골 한쪽에 막 피어오르려는 듯한 장미 헤나가 있었다.
“이 장미, 꽤 예쁘네.”
육현재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었다.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손끝이 그대로 그 장미를 향해 다가오자 임지현은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빼며 육현재의 손길을 피했다.
“이제는 만지는 것도 안 되나?”
육현재의 목소리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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