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신발이 좀 불편해서.”
임지현은 차가워진 손끝을 감추며 아무 말이나 둘러댔지만 심장은 가슴속에서 미친 듯이 날뛰고 있었다.
“그럼 잠깐 앉아 있어.”
육현재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옆에 있던 의자를 살짝 당겨 그녀를 앉혔다.
하지만 임지현은 여전히 진정되지 않았다. 그녀는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반복하며 손톱을 손바닥에 깊게 박았다. 머릿속은 걷잡을 수 없는 추측들로 엉망이 되어 도무지 제어되질 않았다.
숨이 막힐 것처럼 긴장감이 극에 달했을 때 등 뒤에서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저기요,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임지현이 화들짝 놀라며 뒤돌아보자 스무 살을 갓 넘긴 듯한 말끔한 인상의 남자애가 서 있었다. 웃을 때마다 가지런한 하얀 치아가 드러났고 눈매에는 햇살 같은 순수함이 가득했다.
임지현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육현재가 바로 근처에 있으니 이 장면을 그가 본다면 이 낯선 남자는 무사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죄송한데 저는 어린 남자한테 관심 없어요.”
임지현은 곧바로 차갑고 오만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그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그 방법은 통하지 않고 오히려 남자의 승부욕을 자극한 듯했다.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지 마세요. 아직 제대로 알지도 못하잖아요.”
그는 그렇게 말하며 옆 테이블에서 빨간 장미 한 송이를 툭 꺾어 들더니 허리를 숙여 그녀에게 내밀었다.
“제 말 못 들었어요? 가세요!”
임지현의 목소리가 저도 모르게 높아졌고 그 소리에 육현재의 시선이 곧장 이쪽으로 향했다.
그의 시선이 꽃을 내미는 남자의 손에 닿는 순간 깊은 눈동자에 음습한 냉기가 번지며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빨리 가라고요.”
임지현은 초조해졌다. 괜한 사람까지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던 그녀의 목소리에는 다급함과 애원이 섞여 있었다.
그때 진이섭도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가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손에 들고 있던 와인 잔을 떨어뜨렸다.
그는 바지가 젖은 것도 신경 쓸 겨를 없이 급히 달려와 남자를 끌어당기며 육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