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임지현은 아무 생각 없는 듯 해맑게 웃었다.
대수롭지 않다는 그 태도가 오히려 육현재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육현재가 임지현에게 성큼 다가갔다.
주변 공기가 눌려오는 듯한 압박감이 실체를 띠고 밀려들었고 임지현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그러다 결국 차가운 금속 난간에 허리가 닿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지자 임지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여보, 내가 잘못했어.”
임지현의 목소리가 한순간에 부드러워졌다.
뼛속까지 스며드는 듯한 온기가 실린 목소리는 육현재를 다루는 그녀의 필살기로 한 번도 통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아까 그 어린애가 마음에 들었어?”
그의 말투는 조금 누그러졌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의심과 질투 그리고 집요한 독점욕이 섞여 있었다.
임지현은 가느다란 손가락을 들어 그의 목덜미를 스치듯 내려오더니 단단한 가슴 위에서 천천히 작은 원을 그렸다.
깃털이 스치는 듯한 촉감에 육현재의 마음이 간질거렸다.
“당신이 있는데 내가 왜 다른 남자를 보겠어?”
임지현이 고개를 들어 육현재를 바라보았다.
타고난 요염함이 숨김없이 드러났고 눈동자에는 물결 같은 빛이 일렁였다.
임지현의 시선 하나만으로도 사람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육현재가 고개를 숙이자 임지현에게서 풍겨오는 은은한 향이 코끝을 감돌았다.
길고 곱게 말린 속눈썹이 내려오며 그림자를 드리우는 모습과 먼저 다가오는 그녀의 태도는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었다.
욕망이 짙어진 육현재는 먼저 그녀의 오뚝한 콧등에 입을 맞췄고 이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마치 시간이 그 순간에 멈춘 것처럼 두 사람은 테라스 위에서 열정적으로 입을 맞췄다.
연회장의 크리스털 샹들리에에서 쏟아진 빛이 서로를 끌어안은 두 사람의 실루엣을 잔디 위에 길게 드리웠다.
그때, 밤하늘에서 화려한 불꽃이 터졌다.
찬란한 불빛이 두 사람의 얼굴을 비추며 뜨거운 순간에 낭만을 한층 덧입혔다.
키스가 끝나자 임지현은 조용히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밤하늘을 가득 채운 불꽃을 눈에 담았다.
그렇게 연회는 이 화려한 불꽃 속에서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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