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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심해원의 서늘한 목소리가 수영장 입구에서 울려 퍼졌다. “우주한, 나와. 할 말 있어.” 그가 다가오자 팽팽하던 긴장감이 순식간에 풀렸다. 우주한은 다시 느긋한 태도로 돌아가 가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빈둥거리듯 말했다. “나한테 무슨 대단한 볼 일이 있다고?” 심해원이 가까이 다가와 맑은 눈길로 불안해하는 한유설을 스친 뒤 짤막하게 말했다. “위층에서 얘기해.” 우주한은 비치체어 위의 수건을 집어 아무렇지 않게 머리를 닦았다. 그 수건은 한유설이 목과 젖은 옷자락을 닦았던 것이다. 결벽증 있는 그가 알게 되면 어떤 난리가 날지 몰라 그녀는 모른 척할 수밖에 없었다. 우주한이 수건을 내려놓으며 웃었다. “다음에도 같이 놀아요.” 알 수 없는 시선이 한유설의 발끝을 스친 뒤, 그는 심해원의 어깨에 팔을 올렸다. “앞으로 유설 씨 그만 놀려.” 심해원이 그의 팔을 떼어내며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내가 그런 사람처럼 보여?” “응.” 우주한은 피식 웃었다. “역시 나를 잘 아네. 근데 다른 사람이라도 나랑 똑같이 했을걸? 유설 씨 반응이 얼마나 재미있었다고.” 뒤에서 듣고 있던 한유설은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굳이 큰 소리로 말하는 이유가 뭔데?’ 심해원은 우주한의 태도가 못마땅해 얼굴을 찌푸리며 낮게 말했다. “좀 자제해. 유설 씨 놀라잖아.” 한유설은 막 전투를 치른 사람처럼 녹초가 됐다. 우주한을 상대하는 일이 반나절 일하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그녀는 재빨리 수건과 음료를 정리해 카트를 밀고 수영장을 빠져나왔다. 입구를 나오자 윤세희가 꽃병을 닦는 척하면서도 통유리 너머 수영장을 몰래 훔쳐보고 있었다. 한유설은 걸음을 멈추고 마른기침 한 번으로 존재를 알렸다. 깜짝 놀란 윤세희는 허둥지둥 고개를 돌려 꽃병에 집중하는 시늉을 했다. 뒤돌아 한유설을 확인하고는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한유설은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눈길로 말없이 그녀를 바라봤고, 윤세희는 행주를 움켜쥔 채 씩씩대며 물러났다. 한참 닦은 꽃병은 거울로 써도 될 만큼 반짝였다. 세면대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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