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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문지후는 평소 여자에게 관심 없던 백도운이 그 도우미를 끝까지 감싸고도는 모습이 뜻밖이었다. 바로 그때 우주한이 다른 쪽에서 걸어왔다. 그는 자연스럽게 심해원의 넓은 어깨에 팔을 올린 채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공기를 느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표정만 봐도 썩 유쾌한 상황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다. “왜 다들 입 다물고 있어? 술이나 마셔, 술.” 우주한이 분위기를 풀려 술잔을 돌렸다. 별장 정원에서는 몇몇 여자들이 온몸에 명품을 두르고 정교한 디저트를 맛보며 상류 사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유설은 멀리 지는 석양을 바라보았다. 남은 노을빛이 그녀를 황홀하게 물들였다.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다가 겨우 숨 돌릴 틈이 생겼다. 일하는 동안 수많은 재벌 2세의 시선이 그녀를 훑었지만, 그녀는 그들을 피하고 싶기만 했다. 다시는 그들 앞에 서고 싶지 않았다. 마침 유다정과 윤세희가 구역을 바꾸자고 해서, 자는 김에 베개까지 얻은 격이라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 덕분에 지금처럼 귀한 휴식을 얻게 되었다. 곧 어둠이 붉은 노을을 밀어냈고, 한유설은 온몸이 천근만근이라 씻고 바로 침대에 쓰러져 잠들고 싶었다. 카트를 밀며 모퉁이를 돌던 순간, 관성 때문에 카트가 오른쪽으로 쏠리며 케이크 스푼 하나가 튀어나와 넓은 복도에 청량한 소리를 냈다. 허리를 굽혀 줍기 직전, 그녀의 뒤에서 길고 단정한 손이 뻗어 스푼을 먼저 집어 올렸다. 놀라서 몸을 펴고 바라보니, 맞춤 수트를 입은 온화하고 잘생긴 남자가 서 있었다. 전체적인 인상은 온시열을 연상케 했다. 그는 해맑은 미소로 스푼을 건넸다. “여기요.” “감사합니다.” 한유설은 스푼을 받아 카트 선반 한쪽에 내려두었다. 낯선 남자가 우호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자기소개할게요. 저는 문지후입니다.” 이 이름이 소설 속에서 어떤 서사를 가졌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지만, 큰 역할은 없었던 듯했다. 그래도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주인공과 조연 중 완벽하게 좋은 사람은 없었다. 다들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도 그럴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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