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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파티가 막 끝나려 할 즈음, 문지후는 안경을 살짝 고쳐 쓰고 손에 들고 있던 와인잔을 도우미가 내민 쟁반 위에 내려놓았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눈앞의 도우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쟁반을 든 이는 윤세희였다. 문지후의 깊은 눈길에 얼굴이 달아오른 그녀는, 그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고 착각했다. “연락처 좀 받아도 될까요?” 문지후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겼다. 이 목소리에 저항할 수 있는 이는 드물었다. 윤세희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역시 나는 매력 있어. 눈앞의 남자를 몰라도, 이 파티에 온 사람이라면 분명 재력가일 거야.’ 고개를 끄덕이려던 순간, 그녀는 반 시간 전 집사가 전 직원에게 내린 지시를 떠올렸다. 손님이 연락처를 요구해도 절대 알려 주지 말 것. 누구든 예외 없다고 했다. 눈앞의 문지후는 그녀를 정말 좋아하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섣불리 연락처를 주는 건 지금 하는 일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잠시 고민한 끝에, 윤세희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 여긴 손님과 개인적으로 연락처를 교환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어요.” 대답 자체는 한유설과 다를 바 없었으나 두 사람의 눈빛은 전혀 달랐다. 윤세희의 눈에는 아쉬움과 동경이 서렸고, 한유설의 눈에는 어떠한 잡티도 욕망도 없었다. 문지후는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괜찮아요.” 더 말이 오가기 전에 그는 먼저 발걸음을 돌렸다. 그의 뒷모습이 멀어지자 윤세희는 애가 타듯 바라보았다. ‘왜 하필 이런 규정을 만들어서 좋은 기회를 날리게 하나...’ 반 시간 전, 과일 바에서 분주히 움직이던 한유설은 오른쪽 귀에 꽂힌 이어피스 너머로 집사의 목소리를 들었다. ‘모든 도우미는 손님과 연락처를 교환해서는 안 돼요. 요청이 와도 거절해요.’ 그 소식을 듣자 그녀는 어안이 벙벙했다. ‘갑자기 새 규정이라니... 왜 내가 방금 써먹었던 거절 핑계와 똑같지?’ 파티가 끝날 때까지도 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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