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분명 일을 더 많이 한 사람은 난데 이걸로 트집 잡으려고? 꿈 깨.’
한유설한테는 전혀 먹히지 않는 수작이었다.
유다정은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예전에는 한유설이 이렇게 날카롭게 말한 적이 없었기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한유설은 그녀의 놀란 표정을 무시하고 계속 말했다.
“고맙다는 말은 필요 없어요. 이따가 다정 씨가 주한 씨 방을 정리하는 거로 끝내죠.”
원래 복도에 기대어 구경하던 우주한은 할 말을 잃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올라가 있던 입꼬리가 다시 축 처지고 말았다.
그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한유설의 말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유설은 할 말을 다 뱉어내고는 멍하니 서 있는 유다정을 무시한 채 1층으로 내려가 준비한 과일을 먹으려 했다.
배도 고팠는데 일이 다 끝나야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유다정은 꽉 닫힌 엘리베이터 문을 보며 아무 말도 못했다. 비록 화가 났지만 한유설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감정적으로 보나 이성적으로 보나 한유설이 백도운의 방을 치워준 건 분명 그녀를 돕는 일이었다.
‘그런데 누가 알겠어. 어떤 흑심을 품고 있는지. 예전부터 도운 씨를 유혹해왔는데 지금 와서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어.’
흥미를 잃은 우주한은 유다정이 분노를 참는 모습을 보고 속으로 비웃었다.
‘역시나 평소의 다정하고 상냥한 모습은 다 거짓이었어. 몰래 더러운 짓을 하느라 고생이 많았네.’
수단을 쓰는 데 있어서 유다정은 그를 조상님이라 불러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우주한은 속임수를 쓰는 사람한테는 흥미가 없었다.
우주한은 두 손을 주머니에 놀고 속으로는 한유설이 훨씬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장 1층. 한유설은 과일을 몇 점 먹고 20분 정도 쉬다가 다시 그릇 정리하러 2층으로 올라갔다.
그녀가 카트를 끌고 온시열의 방에서 막 나왔을 때, 훤칠한 모습의 우주한은 복도 옆에 기대어 있었다. 조명 때문에 그의 눈빛은 어두워 보였고, 그런 눈빛으로 한유설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에 깜짝 놀란 한유설은 그제야 그의 자유분방한 모습이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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