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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옆으로 비켜서 길을 내준 한유설은 네 사람이 식당을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무리 작업을 했다. 잠시 제자리에 서 있던 온시열은 안경을 고쳐 쓴 뒤 성큼성큼 거실로 나갔다. 백도운은 평소와 같은 태도로 점심을 다 먹고 자리를 떴다. 한유설의 옆쪽 앞자리에 앉았던 심해원은 냅킨을 내려놓고 일어설 때 한유설을 깊게 바라보았다. 우연히 시선이 마주친 한유설은 왜 그런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지 몰라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깔끔하고 당당한 그의 뒷모습이 사라지자 한유설은 조금 전의 의문을 접고 옆의 세 도우미와 함께 정리 작업을 시작했다. 어제 밖에 나갔다가 추위를 탔는지 한유설은 온몸의 근육이 뻐근한 것 같았다. 식당에서 나와 방으로 돌아가 쉬려던 한유설은 홀을 지나다가 겨울 햇살이 통유리창을 통해 소파에 비치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한유설의 방에는 햇살이 들지 않았기에 여기서 잠시 햇볕을 쬐기로 했다. 이 시간대에는 도련님들과 별장의 도우미, 요리사 모두 낮잠을 자고 있었으므로 마음 편히 소파에 앉아 등을 기대고 뻐근한 어깨를 주무르며 햇살을 즐겼다. 너무 편안해 자세까지 바꿔서 등을 햇살에 대고 소파에 옆으로 앉은 채 눈을 서서히 감았다. 따스한 오후의 햇살이 그녀의 부드러운 검은 머리에 비춰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렇게 손으로 뻐근한 어깨와 팔을 주무르며 어느새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의식이 흐려질 정도로 편안해졌다. 꿈속에서 길고 가냘픈 아름다운 손이 그녀의 얇은 어깨를 감싸 부드럽게 마사지해줬다. 하지만 왠지 현실처럼 느껴지는 꿈 때문에 꿈인지 현실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누군가가 이미 부드럽게 마사지를 마쳤다. 눈이 휘둥그레진 한유설은 정신을 차리고 당황한 손으로 어깨 위의 손을 잡았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남자의 오른손을 잡은 한유설은 선명하게 느껴지는 그의 뜨거운 체온에 서둘러 그의 손을 어깨에서 떼어냈다. 급히 몸을 돌리자 키 큰 남자가 언제부터인지 그녀 뒤에 서 있었다. 언제 손을 얹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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