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유다정의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부드러운 칼날이 오히려 가장 아픈 법이었다.
한유설은 식사를 마치고 티슈로 입을 닦은 뒤 말했다.
“그날은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거예요. 전 그냥 따뜻한 물 한 잔 갖다 준 것뿐이에요. 유다정 씨는 그저 부상자였을 뿐, 그때 누워있었던 사람이 유다정 씨가 아니라도 똑같이 했을 거예요.”
한유설은 유다정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내게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진짜 경쟁자는 절대 내가 아니고 우리 사이도 더 나아질 것이 없으니까.”
한유설의 말에 완전히 얼어붙은 유다정은 한유설이 자리를 떠날 때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친해지려는 계략이 실패한 건 알았지만 한유설이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유다정은 이해할 수 없었다. 한유설은 왜 예전과 이렇게 많이 달라진 걸까?
한유설은 식기를 주방으로 가져간 후 서둘러 2층으로 올라가 네 사람의 방에서 다 먹은 식기를 수거했다.
우주한의 방에 들어가니 아니나 다를까 그의 뜨거운 시선이 그녀를 따라다녔다. 하지만 그의 시선을 무시하며 식기를 정리했다.
우주한은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물었다.
“옷 사이즈랑 신발 사이즈가 어떻게 돼요?”
한유설은 왜 이런 걸 묻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그러는데요?”
우주한이 ‘쳇’ 소리를 내며 말했다.
“됐어요. 집사님한테 물어볼게요.”
더욱 어리둥절해진 한유설은 우주한이 조정욱에게 물어보겠다고 하자 당황한 얼굴로 급히 다가가 우주한의 핸드폰을 빼앗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집사님한테... 물어보지 마세요. 내게 물어봐요. 내가 알려드릴게요.”
조정욱에게 여직원의 옷 사이즈를 묻는다면... 분명 오해할 것이다.
느슨하면서도 강압적인 태도로 소파에 앉아 한유설을 바라보던 우주한은 그녀의 약점을 잡은 듯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왜요? 집사가 우리 관계를 오해할까 봐 걱정이에요?”
한유설은 인정할 수도, 그렇다고 부정할 수도 없었다. 정말이지 우주한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속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
“저는 여기서 일하는 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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