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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나는 그 제안이 꽤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윤성희는 곤란한 듯 고개를 저었다. “그건 유나를 위해 준비한 거잖니. 걔는 이제 네 작은 아빠랑 결혼할 거잖아.” 진서후의 표정이 확 굳었다. “엄마, 친아들은 저예요. 서영이가 임신까지 했는데 급한 건 저희잖아요.” 상황이 안 좋아질 것 같아 나는 얼른 말했다. “이모, 두 사람 먼저 결혼식 하게 해주세요. 배가 더 불러버리면 웨딩드레스 입기도 힘들잖아요.” “하지만...” “저는 괜찮아요.” 윤성희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유나야, 너는 항상 자기 자신을 희생하네. 이모가 도대체 너한테 어떻게 해야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이모가 정말 미안하다.” 그렇게 말하는 윤성희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위로해 드리려고 입을 떼려던 찰나 진수혁이 내 손을 조용히 잡았다. “유나한테는 완벽한 결혼식을 해줄 생각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심장이 한 박자 늦게 뛰었다. 진수혁의 크고 단단한 손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 그와 손을 잡은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그 순간 신서영은 눈에 띄게 표정을 굳히더니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내가 아무렇지 않게 결혼식을 양보하고 소란을 피우지 않아 예상했던 상황을 맞이하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진수혁의 말에 자극받아서 그런 지는 몰랐다. “이 결혼, 안 하겠습니다. 저는 서후한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에요. 저처럼 나쁜 사람은 죽는 편이 낫겠어요. 내일 병원 가서 아이 지울게요. 그럼 모두 저 때문에 난감해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 말을 들은 진서후는 눈이 뒤집혔다. “이 애가 없어지면 저도 같이 죽을 거예요!” 윤성희는 겁에 질려 얼굴이 새하얘졌고 옆에 있던 진태현은 콧방귀를 뀌었다. 윤성희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다급하게 신서영을 달랬다. “서영아, 아줌마는 그 뜻이 아니야. 오해하지 마. 너 지금 임신했잖니. 당연히 결혼식 올려야지. 다음 달로 하자.” 그러나 신서영은 여전히 불만스러운 듯 흐느꼈다. “됐어요. 결혼해 봤자 무슨 의미가 있어요.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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