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나는 그냥 못 본 척했다.
‘말할 거야. 끝까지 말할 거라고.’
진수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그렇긴 해.”
진서후는 바로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빌었다.
“삼촌, 삼촌 조카는 저잖아요. 저희 엄마 아빠를 봐서라도 저를 해고하지 않으면 안 돼요? 앞으로 잘할게요...”
우스꽝스러운 진서후의 모습은 꼭 광대 같았다.
‘내가 왜 이런 사람한테 빠졌을까? 눈이 멀었던 거지.’
진서후를 사랑했던 것은 내 평생 가장 큰 오점이었다.
진수혁은 윤성희와 진태현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진서후를 회사에 들인 것은 든든한 조력자를 만들기 위해서였고, 나중에 진서후를 고위층으로 승진시킬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진서후가 이렇게 못난 줄은 몰랐다.
그는 10초간 관자놀이를 문지르다가 말했다.
“그럼 다시 한번 기회를 줄게. 다만 기초부터 시작해야 할 거야. 실적이 안 좋으면 바로 떠나야 할 수도 있어.”
진서후는 얼어붙고 말았다.
‘기초부터 시작하라고? 그러면 더럽고 힘든 일부터 해야 한다는 뜻 아니야? 이래 봬도 한빛대 출신인데 창피하게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어.’
그는 일을 많이 해도 월급이 적은 일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
진서후가 말했다.
“삼촌, 저는 괜찮은데 서영이는 임신해서 항상 조심해야 해요. 제가 옆에서 돌봐야 해서... 서영이 배 속에 있는 아이, 아무리 그래도 삼촌 조카 손자인데 절대 무슨 일 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나는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가스라이팅 정말 잘해.’
하지만 나는 익숙해진 상태였다. 그는 예전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나를 대했기 때문이다.
나한테 다 못한 과제를 도와달라고 했을 때도 안 도와주면 벌을 서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내가 벌 받는 걸 보고만 있을 거야?”
나는 진수혁이 그의 요구를 들어줄 줄 알았다. 윤성희가 이 아이를 위해 한발 물러서서 신서영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수혁은 차갑게 말했다.
“그러면 같이 떠나면 되겠네. 집에서 돌봐주면 되잖아.”
진수혁이 아랑곳하지 않자 진서후는 한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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