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가십에 관심이 없는 한다은은 더 이상 묻지 않고 일에 집중했다.
나는 그제야 얼굴이 화끈해진 걸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둘 사이에 아무 일도 없는데 왜 얼굴이 빨개진 걸까? 오히려 뭔가 숨기는 것처럼 보이잖아.’
나는 고개를 쳐들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
눈 깜짝할 새에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다. 나는 여전히 전과 똑같이 대표 사무실에서 진수혁을 기다렸다.
그는 오늘 겉옷 없이 검은 셔츠만 입고 있었다. 넓은 어깨, 좁은 허리가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나를 보자마자 그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1층으로 내려갈 때 내가 옆에서 재잘거리며 물었다.
“오늘은 뭐 먹어요? 근처 식당은 다 먹어본 것 같은데.”
진수혁이 혀를 차며 말했다.
“오늘은 운전해서 다른 곳에 가서 먹자고.”
그냥 툭 던진 말이었는데 진수혁이 이렇게까지 나를 챙길 줄 몰랐다.
회사랑 가까운 근처 식당 말고 다른 곳에 가 먹으면 시간이 오래 걸렸다.
진수혁은 시간을 정말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 1초도 낭비하기 싫어했다.
그런데도 굳이 시간 내서 먼 곳까지 가서 밥 먹자고 했다.
“삼촌, 그냥 근처에서 먹어요. 저번에 먹었던 만둣집도 괜찮았어요. 또 먹고 싶어요.”
진수혁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좋아한다면야.”
생산 현장을 지나가는데 마침 진서후가 손수레를 끌고 있는 걸 보았다. 그는 자기 키보다 훨씬 높은 짐을 힘겹게 끌면서 땀을 뻘뻘 흘렸다.
그는 우리 둘을 보자마자 멈춰서서 미간을 찌푸렸다.
“삼촌, 어디 가요?”
진수혁도 멈춰서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
“밥 먹으러. 너도 얼른 밥 먹어.”
진서후도 당연히 지금 점심때인 걸 알고 있었다. 짐을 다 옮기고 나서 신서영과 밥 먹으러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삼촌, 왜 매일 유나랑 같이 밥 먹으러 가는 거예요? 유나가 자꾸 귀찮게 밥 사달라고 하는 거 아니에요?”
나는 어이가 없어 입을 움찔하긴 했지만 말하기도 귀찮았다. 나는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도 않았다. 설령 나한테 맨날 공짜로 밥 얻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