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다음 날 아침, 나는 일찍 일어나 엄마가 사준 여성 정장으로 갈아입고 출근했다.
오늘 일찍 와서인지 문 앞에서 진서후와 신서영을 마주쳤다.
그들은 직급 강등으로 매일 30분 일찍 출근해야 했다.
손을 잡고 애정을 과시하는 두 사람은 매우 달콤해 보였다.
그 장면을 보자 신서영이 저지른 일들과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저렇게 깊은 애정을 연기할 수 있다니.’
나는 그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환생 후 진서후만 보면 속이 울렁거려서 그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고 싶었다.
“유나야?”
그때 성다예가 달려와 내 등을 손으로 쳤다.
“정말 너였네! 조금 전에는 감히 알아보지 못했어!”
성다예의 얼굴에 난 상처는 아주 옅어졌지만 여전히 조금 붉었다.
그녀는 턱을 만지며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오늘 왜 이렇게 성숙한 스타일로 입었어? 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너에게 숨겨진 매력이 있었다는 거? 있을 건 다 있네. 엉덩이도 예쁘고, 허리도 가늘고! 어휴...”
원래는 별문제 없다고 생각했다.
기숙사에 있을 때도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성다예의 목소리가 좀 컸고 여기는 회사였기 때문에 나는 엄청난 수치심을 느끼며 얼른 그녀에게 입을 다물라고 했다.
“말하지 마, 말하지 마. 그냥 평범하게 입은 건데 왜 너만 입을 열면 옷을 야하게 입은 게 되는 거야?”
성다예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어쩔 수 없어. 옷이 너무 몸매를 강조하잖아.”
나는 얼른 외투를 좀 더 꽉 여몄다.
하지만 고개를 들었을 때 마침 진서후의 시선과 마주쳤다.
그는 마치 지난번 그의 어머니가 우리에게 밥을 사주셨을 때처럼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물론, 나는 그의 눈빛에서 좋지 않은 의도를 보았다.
그의 머릿속에 또 무슨 더러운 생각을 하고 있을지 뻔했기 때문에 곧바로 그에게 눈을 흘겼다.
성다예도 그것을 보고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신서영은 발을 동동 구르며 뒤돌아섰다.
진서후는 그녀를 쫓아가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에게 다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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