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현장에 있던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하나같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와 진수혁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진수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는 심장이 터져 나올 것처럼 쿵쾅거렸으며 손바닥엔 식은땀이 흥건했다.
진수혁과 내가 피가 섞인 가족은 아니지만 나는 늘 그를 어른으로 여겼다. 갑자기 무슨 용기로 그에게 결혼하자고 물었는지 나조차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진서후와 신서영에게 모욕당한 상황에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건 진수혁뿐이었다.
진서후도 눈을 휘둥그레 뜨며 숨을 들이켰다.
“온유나, 너 아직 잠 못 깼어? 우리 삼촌은 얼굴도 잘생긴 데다가 회사 대표야. 그런 사람이 날 20년 넘게 쫓아다닌 중고품인 널 데려갈 것 같아?”
나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진서후, 말조심해. 난 네 약혼자야. 쫓아다닌 게 아니고.”
“그게 뭐가 달라? 어차피 너 같은 애는 아무도 안 데려가. 삼촌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나는 고개를 들고 진수혁의 검은 눈을 쳐다보면서 애원하는 눈빛을 보냈다.
진수혁도 내 뜻을 알아챈 듯 손으로 내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 모습을 본 진서후가 발끈했다.
“삼촌, 무슨 뜻이에요? 진짜 유나랑 결혼할 거예요?”
진수혁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
“숙모라고 불러.”
그 말에 진서후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도무지 믿을 수 없어 연신 뒷걸음질 쳤다.
내가 갑자기 숙모가 됐으니 받아들이기 힘들 수밖에.
솔직히 나도 오늘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속은 일단 너무나 시원했다.
신서영도 얼굴이 일그러졌고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계속 눈물을 훔치면서 억울한 척했다.
“온유나, 그만 억지 부리고 서후랑 잘 지내도록 해. 우리를 화나게 하려고 바보 같은 짓 하면서 네 인생 망치는 건 너무 아깝잖아.”
‘뭐? 내가 잘못 들었나? 진수혁이랑 결혼하는 게 인생을 망치는 거라고?’
이보다 더 우스운 소리는 없을 것이다.
“진서후 같은 쓰레기랑 결혼하는 것이야말로 내 인생을 망치는 거야. 게다가 삼촌은 서후보다 모든 면에서 훌륭해. 행복해도 모자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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