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 대표님, 가르침 감사합니다.”
나는 말을 마치고 서둘러 새 계약서를 인쇄하러 갔다.
그때 정 대표님이 일어나서 나를 불렀다.
“이번 계약은 일단 보류하겠네. 인턴사원과 계약하는 건 아무래도 마음이 안 놓이니 다음에 다시 얘기하세.”
나는 문 앞에서 얼어붙은 채 마음속은 완전히 무너내려 눈가가 시큰거렸다.
“정 대표님...”
하지만 정 대표님은 더는 나를 상대하고 싶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그는 비서와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계약을 원치 않더라도 나는 웃으며 그를 배웅해야 했다.
비록 가는 내내 그에게 기회를 달라고 애원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정 대표님이 차를 타고 떠나는 것을 지켜보며 나는 무기력하게 한숨을 쉬었다.
‘왜 그렇게 어리석지? 이렇게 간단한 일도 망쳐버리다니.’
진수혁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나경 그룹은 두 명의 주요 고객을 잇달아 잃었다.
‘앞으로는 어쩌면... 정말 내가 진수혁의 운명을 바꾸게 되는 걸까?’
풀이 죽어 돌아오는 길에 생산 부서를 지나쳤다.
진서후는 작은 밀차에 앉아 다리를 꼬고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얼굴에는 구경거리라도 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갑자기 예전에 진서후가 했던 말이 기억났다.
“네가 정규직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해?”
이런 큰 실수를 저질렀으니 월말 평가에서 분명 불합격할 것이다.
게다가 한다은 비서는 내가 진수혁을 유혹하려 한다고 생각하며 새로운 인턴 비서를 다시 채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니 내가 회사에 남을 가능성은 매우 적었다.
‘혹시 이 일이 진서후의 짓은 아닐까? 아니면...’
나는 옆에 서 있는 신서영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오늘도 연한 노란색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까만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다.
그녀는 예의 바르게 나에게 인사를 건네며 거짓 걱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유나야, 안색이 좋지 않은데. 무슨 일 있었어?”
나는 이 일이 그들 둘과 관련이 있다고 100% 확신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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