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성다예가 달려와 태연하게 내 어깨를 껴안으며 말했다.
“어머, 오늘은 진 대표님이랑 같이 안 갔네? 신기하다.”
“오늘 아프셔서 안 오셨어.”
“안 왔다고? 그럼 잘됐네. 우리 둘이 같이 밥 먹으러 가자.”
“별로 식욕이 없어서.”
성다예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유나야, 혹시... 진 대표님이 없다고 밥도 먹기 싫은 거야? 정말 그 사람 사랑하게 된 거야?”
이제 퇴근 시간이라 직원들이 하나둘씩 회사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주변에 사람들이 꽤 많았기에 나는 얼른 성다예의 입을 막았다.
누군가 이 말을 들으면 금방 소문이 퍼질 것이다.
이미 매일 진수혁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많은 사람이 우리 관계가 심상치 않다고 추측하고 있었다.
나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무슨 헛소리하는 거야.”
“그럼 왜 밥 먹고 싶지 않아?”
나는 오늘 있었던 일을 전부 이야기했다.
사정을 들은 성다예도 내 일에 대해 걱정하며 물었다.
“세상에... 그렇게 큰 계약이 그렇게 날아간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나야, 너무 슬퍼하지 마.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때가 있는 법이잖아. 이번 고객을 놓쳐도 다음에 또 있을 거야.”
“말은 쉽지. 정 대표님 같은 큰 고객이 몇이나 되겠어? 아무튼 꼭 되찾도록 노력할 거야.”
“알았어. 내가 응원할게.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
나는 성다예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녀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에게도 자기 일이 있을 테니 말이다.
나는 일단 그녀의 말에 동의했지만 사실 그녀를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았다.
성다예는 내가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든 나를 끌고 가서 밥을 먹으려 했다.
맛있는 음식이 사람 마음을 치유해 준다며, 배부르게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거라고 했다.
그녀는 내가 크림 퍼프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전기 스쿠터를 타고 사러 가자고 했다.
가는 내내 나를 위로했다.
나는 스쿠터 뒷자리에 앉아 따뜻한 바람을 맞으며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행복감에 젖어 있던 나는 갑자기 퇴근 후에 진수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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