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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송서아가 조용히 차에 타자 김원우는 몸을 기울여 직접 그녀의 안전벨트를 매어주었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차 안에는 에어컨이 세게 틀려 있었고 그 차가운 에어컨의 냉기만큼 공기도 싸늘하게 얼어붙어 있었다. 김원우는 묵묵히 운전대만 바라보았다. 공항 근처의 해안 고속도로는 넓고 시야가 탁 트여 있었다. 송서아는 창밖으로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굽이치는 해안도로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 어색한 정적을 깨보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남성의 바다는 정말 예쁘네요.” 김원우는 그녀의 말에 시선을 돌렸다. 깊은 눈동자에 잠시나마 송서아의 얼굴이 담겨 있었다. 드넓은 바다의 풍경보다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길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시선은 곧 사라졌다. “응.” 그는 아주 담백하게 대답했다. 다만 이 한마디로 대화는 뚝 끊겼다. 송서아는 어색하게 시선을 돌려 앞만 보았지만 사실 알고 있었다. 그녀가 다른 말을 꺼내도 그는 여전히 이런 식일 거라는 것을. 그래서 송서아는 더 이상 무의미한 대화를 하지 않으려 했다. 차 안은 가는 내내 조용했고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둘은 단 한마디도 더 하지 않았다. 퍼스트클래스 안. 김원우는 가는 길 내내 눈을 감은 채로 휴식을 취했다. 승무원은 그런 그의 모습에 방해하지 않으려 조용히 송서아에게만 필요한 게 있냐고 물었다. 요 며칠 입맛이 별로였던 송서아는 메뉴에 적힌 해산물과 생선 요리를 보기만 해도 속이 불편해졌던지라 스테이크와 과일 주스를 주문했다. 그녀는 김원우가 잠든 줄 알고 깨지 않게 최대한 조용히 식사를 했다. 그런데 옆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안 자.” 송서아는 놀란 듯 멈칫하더니 그를 보았다. 그가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지 몰라 조심스럽게 물었다. “조금 드실래요?” 김원우는 고개를 저었다. “배 안 고파.” 하지만 그녀가 포크로 들어 올린 스테이크 조각을 본 순간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해 그 고기를 그대로 물어버렸다. 송서아의 손이 허공에서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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