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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김원우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처리할 일이 좀 있어.” ‘처리할 일이 있다고?' 송서아는 속으로 생각했다. ‘처리할 일이라는 게... 회사 일인가? 아니면 사적인 일?'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송서아는 직접 묻지 않았다. 어떤 이유든 그건 그의 사생활이었으니까. 그가 말하기 싫다면 그녀는 묻지 않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송서아는 가슴이 왠지 답답해졌다. 그가 나이팅게일로 간다는데 혼자 집으로 돌아가봤자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이따가 사촌 언니 좀 만나러 가려고요.” 송서아는 조심스럽게 그의 허락을 구하듯 말을 꺼냈다. 김원우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운전기사는 먼저 김원우를 나이팅게일 앞에 내려주었다. 송서아는 고개를 들어 화려한 네온 간판의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인 사이버펑크풍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차가운 분위기를 내는 건물들이 경원 도심 속에 가득했지만 이곳만은 유난히 이질적으로 화려했다. 김원우는 차에서 내리며 무심하게 지시했다. “아내를 경태 호텔로 데려다줘요.” “당신은 거기서 날 기다리면 돼.” 경태 호텔에는 심소희가 머물고 있었다. 그는 이 말을 마친 뒤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뒷모습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송서아의 표정이 힘없이 풀려버렸다. 그녀는 자신이 김원우의 기분을 나쁘게 한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유는 도무지 알 수 없었던지라 그저 답답하기만 했다. 경태 호텔 안에서. 심소희는 외출 준비를 하며 화장을 하고 있었다. 이때 도착한 송서아가 힘없이 소파에 몸을 던졌다. 그녀는 송서아를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왜? 남성에 결혼식 참석하러 간다더니 누구한테 억울한 일이라도 당했어? 표정이 영 아니네. 아, 참고로 난 복수는 못 해준다?” 송서아는 두 손으로 턱을 괴고 열심히 화장하고 있는 언니를 보며 말했다. “억울한 일을 당한 건 아니고... 그냥 원우 씨를 좀 화나게 했어. 지금은 나랑 말도 안 하려고 해.” 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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