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박유준은 허공을 가르다 바닥에 쓰러졌지만 그녀가 도망칠까 봐 재빨리 치맛자락을 붙잡았다.
송서아는 아래로 흘러내리는 옷자락을 잡고 가슴을 가리며 침착하게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박유준은 낙담한 표정으로 무기력하게 서 있었다. 경찰이 연행하려 하자 그는 문 쪽으로 향하며 송서아 곁에 서 있는 최애라를 돌아보았다.
박유준의 눈가에 왠지 모를 원망이 서려 있었다.
최애라는 그의 눈빛에 어리둥절해졌다.
“송씨 일가가 몇 년간 몰락해서 힘들어진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딸을 팔아 호의를 얻으려 해요? 정말 최악이네요.”
최애라는 이를 악물었다. 송씨 일가의 보배 딸 송서아를, 하나뿐인 딸아이를 예뻐해도 모자랄 판에 팔아서 호의를 얻는다니?
정말 그런 거라면 애초에 박씨 일가에 시집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무작정 김씨 일가에 매달려 일찌감치 결혼시켰으면 그만인 것을.
송서아는 최애라의 손을 잡고 미간을 찌푸린 채 박유준을 꾸짖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예요?”
문가에 서 있던 박유준은 사악하게 웃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당신들이 더 잘 알겠지. 남편을 잃고 재혼하는 데다 임신도 못 하는 너를 누가 원하겠어? 그저 늙어빠진 부자들이 네가 젊다는 이유로 데려가서 체면이라도 살릴 속셈이겠지. 그딴 노인네들은 정상적인 여자라면 쳐다도 안 볼 거야. 네 젊음을 노리는 거야. 이런 것까지 일일이 말해줘야 알아?”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말해봐. 그 영감탱이가 너희 집안에 얼마 줬어? 요즘 너희 집안 돈이 딱한 거 알아. 그러니까 말해. 돈은 내가 줄 테니까 재혼하지 말라고.”
최애라는 결국 빗자루로 박유준을 내쫓았다.
경찰차가 떠난 후에도 그녀는 가슴을 부여잡고 분통을 터뜨렸다.
“저 집안 사람들은 하나같이 제정신이 아니야. 뚫린 입이라고 못하는 말이 없네? 유준이가 떠났다고 해도 우린 한때 사돈 관계였는데 어떻게 이런 식으로 모욕할 수 있어?”
과거 송정호의 일이 터졌을 때 송씨 일가는 확실히 경제적 위기에 처해 박씨 일가에 도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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