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화
유경욱은 어깨를 으쓱이며 잔을 내려놓고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구경, 난 안 해. 나중에 원우가 술 깨고 나서 물어보면 난 이미 갔다고 해줘.”
이런 진흙탕에 유경욱은 휘말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자 곽지민은 비웃듯 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쯧, 겁쟁이.”
유경욱은 음흉하게 웃는 곽지민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오늘은 자신이 겁쟁이로 보이겠지만 김원우가 술 깬 뒤에는 곽지민이 쥐새끼처럼 기어 다니리라고.
송서아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김원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옆에는 젊은 여자가 앉아 있었다. 이름은 조금 전 들어보니 ‘은정'이라고 했던 것 같았다.
방금 그녀에게 문을 열어준 그 여자가 자신을 이 클럽의 신입으로 착각하며 그렇게 불렀으니까.
은정의 눈빛에는 미묘한 도발이 담겨 있었다.
이런 업소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경원의 김씨 가문 도련님의 이름을 모를 수가 없었다.
김원우는 나이팅게일에 와도 여자들에게 손도 대지 않고 먼저 여자를 불러 술을 마신 적이 없다고 소문이 자자했지만 오늘 유일하게 자신이 예외가 되었다.
은정의 눈에 비친 재벌의 결혼은 겉만 번지르르한 쇼윈도 부부였다. 그래서 오늘 밤 자신으로 인해 예외가 생겼다면 김원우의 옆자리 하나쯤은 자신의 몫이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은정의 눈빛은 점점 도발적이고 자신만만하게 변했다.
심지어 먼저 몸을 일으켜 술 취한 김원우의 팔을 붙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의 손이 닿기도 전에 김원우는 은정의 팔을 세게 뿌리쳤다.
“넌 저리 비켜. 네 부축 따윈 필요 없어. 난 내 아내 부축을 받을 거야.”
그 모습을 본 송서아는 문가에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 그러다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김원우의 팔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송서아의 손길이 닿자 김원우는 주저 없이 몸을 기울여 송서아에게 기댔다.
룸 안은 형형색색의 화려한 조명으로 번쩍였지만 김원우는 송서아에게 기댄 채 웃으며 부축하고 있는 송서아를 빤히 보고 있었다.
송서아가 보기에도 김원우는 만취 상태였다. 평소의 김원우라면 절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