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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박유준은 민채원을 차에 태워 보냈다. 다시 병실로 돌아왔을 때 허가윤의 표정이 어딘가 이상했지만 그는 평소처럼 다정한 얼굴로 물었다. “가윤 씨, 어디 아파요? 안색이 안 좋네요. 혹시 송서아가 또 인터넷에 가윤 씨 욕을 올린 거예요? 걱정하지 말아요. 아기 낳고 나면 그땐 내가 확실하게 처리해줄게요.” 박유준은 눈치채지 못했다. 허가윤이 그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불을 꽉 움켜쥐고 있다는 것을. 그녀의 눈빛이 음험하게 빛났다가 평소대로 돌아왔다. 허가윤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억지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한참 망설인 끝에 허가윤이 입을 열었다. “유준 씨, 내일은... 쇼핑 안 가는 게 좋겠어요. 배가 너무 커서 위험할지도 모르잖아요.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해요.” 그녀의 말에 박유준은 의아해졌다. 허가윤이 먼저 쇼핑을 취소하자고 할 줄은 몰랐다. 그래도 귀찮은 일이 하나 줄었으니 박유준은 속으로 오히려 기뻐하고 있었다. 그는 허가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요. 잘 생각했어요. 가윤 씨 말이 맞아요.” 허가윤은 다정한 미소를 일부러 지어 보였다. “근데 어머님 말씀으로는 요즘 회사가 많이 바쁘다던데... 여보도 많이 바쁘죠? 그런 거라면 회사 일 먼저 처리해도 돼요. 그래야 나중에 아기가 태어나면 함께 여유롭게 아기를 돌볼 수 있잖아요.” 이 말을 들은 박유준은 더 당황하고 말았다. 허가윤은 분명 매일 전화하며 와 달라고 떼를 쓰던 사람이지 않았던가. 그런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오히려 그를 쫓아내려고 하고 있었다. 박유준은 민채원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달래주었다. “괜찮아요. 지금도 그렇고 나중에도 그렇고... 아기랑 가윤 씨 옆에 자주 있어 줄 거예요. 회사는 나 하나 없다고 아예 안 돌아가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자 허가윤의 미소가 잠시 굳어버렸지만 곧바로 다른 핑계를 지어냈다. “사실 오늘 밤에 친구 몇 명이 오기로 했어요. 같이 파자마 파티하기로 해서 여보가 있으면 불편할 것 같아서 그래요. 여보만 남자잖아요.” 박유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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