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화
김원우가 이 그림을 보고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라도 자신이 방탕하다거나, 아니면 몹시 굶주린 여자라고 여기지는 않을까 생각했다.
송서아가 긴장과 민망함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그 순간 김원우는 송서아의 그림을 아주 자세히 살폈다.
송서아의 그림 실력에는 확실히 천재적인 재능이 있었다.
단숨에 무엇을 그렸는지 알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었고 이 유화를 명확히 알아본 김원우의입꼬리는 저절로 치솟아 올라 도무지 내려올 줄을 몰랐다.
송서아는 섞지 않은 푸른색과 노란색으로 시각이 스스로 빛깔을 섞도록 유도하여 더욱 생생하고 역동적인 색채를 만들어냈으며 붓질은 짧게 분리되어 있었다.
김원우는 감탄을 터뜨렸다.
“서아야, 사람들이 왜 너를 경원 미대의 모네라고 부르는지 알겠어.”
송서아는 빛과 그림자의 활용을 극치로 끌어올리고 있었고 정말 보석 같은 사람이었다.
송서아는 잠시 멍해졌다.
‘김원우가 진지하게 자신의 그림을 감상하고 있는 걸까?’
김원우 본인이 상의를 탈의한 상태를 그린 유화를 보고 있다는 생각에 송서아는 머리끝이 쭈뼛 섰다.
한참을 궁리한 끝에 겨우 핑계를 생각해냈다.
“방금 아기 양을 그리려는데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되는 대로 그린 거야.”
하지만 가만히 보니 김원우는 다른 쪽으로는 아예 생각하지 않는 듯했고 오히려 작품 자체에 흥미를 보였다.
“이 그림, 나한테 줄 수 있어?”
송서아가 약간 놀라 되물었다.
“마음에 들어?”
김원우가 지금 하반신만 겨우 가린 샤워 타월을 걸친 모습을 보니 송서아는 다시금 충동적으로 생각했다.
사실 지금 이 모습을 그리는 것이 방금 그 그림보다 훨씬 더 나을 것만 같았다.
때로는 송서아의 그림 능력이 두 번째일 뿐, 첫 번째는 김원우처럼 조건이 좋은 인체 모델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김원우는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아주 많이 마음에 들어.”
만약 경매장에서라면 김원우는 기어코 이 그림을 손에 넣기 위해 엄청난 값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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