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화
송서아의 그 나지막한 소리는 김원우가 하려던 일을 승인하겠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다만 둘은 침실까지 기다릴 여유도 없이 그 자리에서 서재를 전장으로 삼아버렸다.
단단하기 그지없던 검은색 소파가 그 순간만은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해 보였다.
김원우는 송서아의 목덜미에 탐하듯 얼룩덜룩한 흔적을 남겼고 송서아가 아무리 막아도 깊은 밤 맹수처럼 변한 남자를 당해낼 수는 없었다.
달빛이 가득 찼는데 갑자기 스쳐 지나가는 구름에 반쯤 가려졌다.
평소에도 김원우가 전력을 다하지 않아도 송서아는 버거워했는데 그날 밤은 유난히 전선이 길게 이어졌다.
송서아의 애원 섞인 말들이 김원우의 귓가에 끊임없이 맴돌았다.
마침내 김원우는 송서아의 입술에 입 맞추며 속삭이듯 물었다.
“서아야, 오늘 밤 나의 실력은 좀 만족스러워?”
송서아는 두 손으로 소파 모서리를 꽉 그러쥐고는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목소리로 김원우의 귓가에 겨우 대답했다.
“마... 만족해.”
극도로 지친 두 사람은 소파에 기대어 잠이 들었고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도 서재의 소파 위였다.
김원우는 서재의 소파가 이토록 편안하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김원우는 이미 깨어난 송서아를 못내 아쉬운 듯 끌어안으며 나지막하고도 나른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조금 더 자자.”
송서아는 서재 벽에 걸린 시계를 올려다보았고 벌써 아홉 시였다.
송서아는 일어나 준비를 하고 나가야 했다.
송서아가 기어이 일어나려 하자 김원우는 의아한 기색을 보였다.
“혹시 임지형과 일 때문에 약속이 있어?”
전에 임지형이 송서아와 논의할 업무가 있었지만 불의의 사고로 일이 잠시 미뤄졌기에 김원우는 당연히 일 때문이라 짐작했다.
송서아가 상황을 설명할 때까지 김원우는 편안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 말에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고 목소리도 낮게 깔렸다.
“서아야,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돼. 그 누구도 너나 박씨 가문에 대해 험담하지 못하게 할 거야.”
송서아는 경원 전체에서 김원우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었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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